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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석해균 선장 귀환]“패혈증 잡아라” 복부괴사 잘라내… 다리 총알 2개도 제거

입력 | 2011-01-31 03:00:00

■ 석 선장 3시간 대수술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수술대에 오른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은 국내 의료진의 치료로 위급한 상황을 넘겼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는 상태다. 아주대병원은 30일 수술 후 석 선장이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했으나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수술은 잘 끝났지만 앞으로 있을 합병증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 “우선 패혈증을 잡아라”

29일 밤 석 선장이 병원에 이송돼 오자마자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석 선장의 총상 부위에 심한 염증으로 인한 패혈증(혈액에 세균이 번식하는 병)과 혈관 안에서 피가 굳는 범발성 혈관내응고(DIC) 증세가 나타났다. 골절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배 쪽에 많은 총상 부위의 염증이 가장 심각했다. 패혈증과 DIC 등은 신장과 폐 간 등을 손상시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와 오만에서 가져온 X선 사진을 함께 검토한 결과 석 선장은 총상으로 간이 파열되고 대장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조사됐다. 복부 오른쪽에 탄환이 들어간 상처에서는 고름이 계속 나왔다. 복부 근육 및 근막이 괴사되면서 생긴 염증이다.

오른쪽 옆구리에서 허벅지까지의 넓은 부위는 심하게 붓고 붉게 변색돼 있었다. 열도 났다. 근육과 근막이 괴사한 것이다. 또 총에 맞은 왼쪽 팔뼈(손목 위쪽)가 부서졌다(개방성 분쇄골절). 오른쪽 무릎과 왼쪽 넓적다리 쪽에도 골절이 확인됐다.

수술팀은 먼저 석 선장의 몸 상태를 가장 악화시키고 있는 패혈증의 원인을 제거하는 데 주력했다. 고름이 나오는 구멍 부위에서 고름을 없애고 괴사 조직을 광범위하게 잘라냈다. 왼쪽 손목 부위에서 다량의 이물질도 제거했다. 양다리에 있던 총알 두 개도 제거했다. 오만에서 받은 수술 때 나온 총알까지 합하면 지금까지 석 선장의 몸에 박혀 있다 제거된 총알은 4발이다.

○ 앞으론 폐렴 조심해야


1차 검사 때 석 선장의 혈소판 수치는 5만(정상치 15∼40만) 정도였다. 혈압은 100(수축기)∼60mmHg(이완기) 정도로 정상보다 낮았다. 체온은 38.5도로 고열 상태였다. 소변량 역시 시간당 10cc 이하로 정상 수준에 못 미쳤다.

하지만 30일 수술 후 12시간이 지나자 석 선장의 혈소판 수치는 10만 정도로 올랐다. 수축기 혈압도 110mmHg로 유지됐다. 소변량도 조금씩 늘어났다. 혈소판 수치는 출혈이 있거나 패혈증과 DIC가 있는 경우에도 떨어진다. 하지만 소변이 늘어난다는 것은 신장 기능이 망가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패혈증 환자에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폐와 심장에 물이 고이는 늑막삼출·심낭삼출이 증가하지 않아 주요 장기의 기능이 더 나빠지진 않았다.

의료진은 당분간 패혈증이 재발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데 주안점을 둘 예정이다. 또 석 선장이 심한 염증의 후유증으로 열이 38.3도에 이르는 데다 인공호흡기를 다는 것이 장기화됨에 따라 폐렴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 패혈증 증세로 폐가 손상되면서 생기는 급성호흡곤란 증후군 발병도 걱정하고 있다.

병원 측은 뼈 골절 부상 부위를 조기에 처치하려던 당초 계획을 수정해 우선 생명을 구하는 것에 치중하기로 했다. 신장 폐 등 주요 장기가 정상화되고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되면 이후 골절 수술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유희석 아주대병원장은 빠르면 2, 3일, 늦으면 몇 주일 정도 지나야 골절 부위 수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총기 외상 전문가이자 미국 메릴랜드 쇼크-외상센터에 근무하는 곽홍 해운대백병원 외상센터 자문 교수는 “총기 화상의 경우엔 응급 수술 뒤에도 간 신장 폐 등 여러 가지 장기가 작동을 못 하는 다발성 장기 손상이 올 수 있다”며 “대개 수술 뒤 3일 정도는 지켜봐야 환자 상태를 전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수원=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패혈증::

세균이 혈액 속에 들어가 번식하면서 생긴 독소에 의해 중독 증세를 나타내는 병. 전신으로 퍼지면 쇼크나 다발성 장기 손상을 일으킨다.

::괴사성 근막염::

세균 독소로 인해 피부나 근육이 썩거나 파괴되는 병. 근막(근육과 피하지방 사이)을 타고 염증이 온몸으로 퍼져 쇼크를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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