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카자흐스탄서 ‘빙속 장거리 제왕’ 이승훈, 4관왕 달린다

입력 | 2011-01-31 03:00:00

주종목 5000-1만 m, 아시아에선 적수 없어




이승훈

“일본 장거리 선수들이 기가 팍 죽었더라고요.”

29일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마무리 연습이 열린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실내스케이트장. 한국 빙상 관계자 사이에선 농담처럼 이런 말이 오갔다. 이승훈(23·한국체대)이 등장한 뒤 아시아 무대에서조차 금메달을 바라보기 어렵게 된 일본 선수들을 두고 한 말이다. 그래서일까. 연습장에서 몸을 푸는 2007년 창춘 겨울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 히라코 히로키의 표정은 어두워 보였다.

아스타나 실내스케이트장의 이런 분위기는 이승훈의 존재감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현지 언론들도 세계 장거리 황제로 등극한 이승훈의 4관왕 등극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이승훈은 주 종목인 5000m와 1만 m에서 금메달을 예약한 상태. 이번 대회에 처음 도입된 매스스타트(20여 명이 함께 출발해 35바퀴를 도는 것)와 팀 추월(3명이 한 팀이 돼 레이스) 경기에서도 실수만 안 하면 금메달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승훈은 지난해 밴쿠버 올림픽 5000m에서 일본의 히라코 히로키에게 19초 이상 앞서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빙질이 생각보다 좋고 느낌도 좋다. 평소 실력만 발휘하면 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역시 4관왕 달성의 분수령은 2일 처음 정식 종목으로 치러지는 매스스타트. 20여 명이 함께 출발하기 때문에 자리싸움과 경기 운영 능력이 중요하다. 빙상 관계자는 “매스스타트는 빙속 장거리 강국 카자흐스탄이 전략적으로 도입했지만 의외로 이승훈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 이승훈은 “매스스타트에 몸싸움이 있지만 쇼트트랙의 경험을 살리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이승훈은 팀 추월 경기에서도 한국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전명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무는 “팀 추월에서는 지구력이 뛰어난 승훈이의 비중이 70∼80%나 된다. 승훈이가 결정적인 순간에 제 역할을 해야 금메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승훈은 모태범 고병욱 이종우 중 2명과 6일 팀 추월에 나선다. -아스타나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알고봅시다 카자흐스탄]~스탄(Stan)… 국명의 비밀은?▼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뒤 종합대회를 처음 유치한 카자흐스탄은 우리에게 낯선 나라다. 30일 개막한 아스타나-알마티 겨울아시아경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인 카자흐스탄의 숨은 비밀들을 소개한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중앙아시아 5개국에는 하나같이 ‘스탄(Stan)’이 붙어 있다. 스탄은 페르시아어로 ‘나라, 지방’을 뜻한다. 영어로 치면 랜드(land)로서 한국 미국 중국에 붙는 국(國)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서남아시아의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도 같은 경우다.

‘카자흐’에는 각별한 의미가 숨어 있다. ‘카자흐’는 자기 종족에서 떨어져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자유인을 뜻한다. 소련은 한때 카자흐스탄을 유배지로 만들었다. 스탈린과의 권력투쟁에서 패한 레온 트로츠키의 유배지는 알마티였다. 그런데도 카자흐 민족은 ‘자유인’이라는 국명처럼 관용이 넘친다. 이슬람교를 믿지만 다른 종교에도 관대하다. 이슬람 극단주의는 찾아보기 힘들다.

정답: 페르시아어로 나라-지방
‘카자흐’는 자유인 의미

▼정병국 장관 “레저세 실효성 없다”▼

“레저세를 도입하면 농어촌 지역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어요.”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에 나선 문화체육관광부 정병국 신임 장관(사진)이 30일 아스타나 메인프레스센터를 방문해 레저세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에 레저세를 부과하는 개정안에 대해 “체육진흥기금은 농어촌 등 재정적으로 어려운 곳에 체육 관련 시설을 우선 확충하는 데 사용됐다”며 “만약 레저세가 일률적으로 부과되면 기금이 도시 중심으로 활용될 수밖에 없어 농어촌 지원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정 장관은 이날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나 “평창이 2018년 겨울올림픽을 유치하면 겨울 스포츠가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확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협조를 요청했다. 로게 위원장은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평창이 좋은 성과를 거두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