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대대적인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면서 군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30일 군과 부통령도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고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이날 선데이 타임스 인터넷판은 이집트 정부 소식통을 인용, 전날 임명된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모하메드 탄타위 국방장관이 현 상황을 진정시키려면 권력 이양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그가 퇴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으며, 무바라크 대통령이 '점잖게' 물러날 방법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정부 관계자들도 술레이만 부통령이 과도정부 수반을 맡을 준비가 돼 있지만, 정작 무바라크 대통령이 권력이양을 승낙할 것이라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밝혔다.
이집트 국민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지난 1981년 집권 이래 처음으로 부통령을 임명한 것과 관련해 일부는 이 같은 절차가 권력이양의 첫 단계이며 엿새간 이집트를 뒤흔들었던 반정부 시위도 진정 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다수 국민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전날 TV연설을 통해 약속한 정치 개혁의 방법이 매우 모호하다며 대통령의 완전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한 시민은 무바라크가 이혼 약속을 하고도 집을 떠나지 않는 남편과 같다며 그가 약속한 정치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