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 속의 만두는···
밀가루로 얇은 피를 만들고 거기에 온갖 음식 재료로 만든 소를 넣어 찌거나 삶아 먹는 만두. 서울식 평양식 개성식 등 만두를 빚어내는 방법들은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가족들의 건강과 번창을 기원하며 서로 나눠 먹는 의미는 다 같다. 만두는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사람들이 즐기는 음식이다.원대연 기자 yeon@donga.com
고려가요 쌍화점(雙花店)에 나오는 구절이다. 쌍화는 만두를, 회회아비는 아라비아 상인을 뜻한다. 아라비아 상인이 수도 개경에서 만두가게를 열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 만두의 역사는 오래됐다. 조선시대는 만두를 ‘상화(霜花·床花)’라고 하다가, 후기에 점점 ‘만두’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만두는 밀가루음식 ‘만(饅)’자에 머리 ‘두(頭)’자를 쓴다. ‘밀가루로 만든 사람 머리’라는 뜻이다. 중국 삼국지의 제갈량(181∼234) 설화에서 비롯된 때문이다. 제갈공명이 여수(濾水)라는 강을 건너려는데 물살이 너무 세 오도 가도 못하게 됐다. 그때 밀가루로 사람 머리 모양을 빚어, 강물 속에 던져 넣으며 강 수호신을 달랬다. 그러자 금세 바람이 멎고 물살도 가라앉았다. 당시 제갈량이 만든 제물을 ‘만수(饅首)’라고 불렀는데 후에 만두가 됐다. 중국 사람들은 춘제(春節·중국의 설날)에 자오쯔(餃子), 즉 교자를 먹는다. 자오쯔 형태가 중국돈 원보(元寶)와 비슷해 그걸 먹으면 ‘돈벼락’ 맞는다고 생각한다. 꿀과 설탕을 넣고 ‘새해 가정이 달콤하기’를 빌기도 한다. 만두 속에 대추를 넣어 아들 낳기를 바라는 경우도 흔하다.
‘메밀가루를 눅진하게 반죽하여 새알만큼씩 떼어 빚는다. 만두소 장만은 무를 아주 무르게 삶아 덩어리 없이 으깨고 꿩의 연한 살을 다져 간장 기름에 볶아 백자 후추 천초가루로 양념하여 볶는다. 삶을 때 새옹에도 착착 넣어 한 사람씩 먹을 만큼 삶아 초간장에 생강즙을 하여 먹도록 한다.’ (1670년대 조리서 ‘음식디미방’에서)
김화성 기자 mar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