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설 연휴특집/5일 TV프로그램]‘혹한의 땅’ 캄차카 동포들 가슴속의 고향은···

입력 | 2011-02-01 03:00:00

60년전 北이주민 후손들
“남북한의 대립 안타까워”




 

▽KBS1 ‘캄차카 한의 노래’(5일 오후 10시 반)=시베리아 동북쪽 끝에 있는 캄차카 반도. 38만 km²에 이르는 광대한 땅이지만 인구는 45만 명에 불과하다. 사할린보다 1700km 이상 북쪽에 위치한 미지의 땅 이곳에 우리 동포들이 2000명 이상 살고 있다. 그것도 60년째.

이들은 광복 직후 1946∼1949년 북한과 소련 간의 노무자 파견 조약에 의해 북한에서 이주해간 사람들의 후손들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노동력이 부족했던 소련 당국이 북한에 들어와 노무자를 모집했고, 주로 함경도와 강원도에 살던 약 3만 명의 사람이 고향을 떠나 이곳에 이주했다.

어장 노동자나 벌목공으로 일하던 이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영하 50도 안팎의 혹한과 열악한 식량 사정으로 죽어나갔다. 고용 계약이 끝난 뒤 대부분은 북한으로 돌아갔지만 정착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현재 캄차카에 남아 있는 동포들은 대부분 캄차카 주 수도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와 공항 근처 마을 옐리조바에 모여 살고 있다.

다큐멘터리 ‘캄차카 한의 노래’를 제작한 다큐서울의 정수웅 감독은 1995년 캄차카를 방문 취재해 그 모습을 국내에 소개한 바 있다. 당시 87세이던 고 손진택 할아버지의 가족이 서울에 산다는 사실을 알고 수소문해 이들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 이번 방송에는 손 할아버지가 서울의 가족들과 만나는 장면, 1997년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남은 가족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담았다.

정 감독은 “지금은 러시아 국적을 가진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이들은 북한에서 이주해간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타향에 살기 때문에 고향땅의 남북 대립을 더욱 안타깝게 생각한다. 혹한의 땅에서 늘 조국을 그리는 1세대들이 역사에 남기고 싶은 이야기와 마음을 대신 전달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캄차카 한의 노래’는 6일 오전 10시 반에 2회가 방영된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