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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이집트]‘포스트 무바라크’ 주목받는 3人

입력 | 2011-02-02 03:00:00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권좌가 백척간두의 위기로 몰린 가운데 차기 대권주자로 3인이 급부상하고 있다.》

 ▼ 엘바라데이 前 IAEA총장 ▼
민주화세력 구심점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69·사진)은 노벨 평화상을 받은 그는 오스트리아 빈에 머물다 전격 귀국한 뒤 야권의 리더로 급부상했다. 기존 야권 및 ‘4월6일 운동’ 등 30개 조직은 지난달 30일 대정부협상위원회를 구성하고 그를 대표로 추대했다. 정권 이양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시위대 온건파는 그가 구심점으로 부상한다면 야권의 협상력이 높아 유혈사태 없이 공정한 대선을 통해 정권을 교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이 정권의 빈자리를 채울까 우려하는 미국과 서방으로선 비록 반미 성향이긴 하지만 그나마 그가 가장 무난한 대안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정치 기반이 전혀 없어 원리주의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이나 강경파를 이끌고 협상을 원만히 해나갈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
최고 존경받는 관리

암르 무사 아랍연맹(AL) 사무총장(75·사진)은 1991∼2001년 이집트 외교장관을 지냈으며 최근 ‘아랍권의 존경받는 관리’에서 이집트 야권의 주요 후보가 됐다.

  시위대 사이에서도 그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그는 무바라크 정권에 대한 쓴소리를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는 “아랍의 반정부 시위를 풀 수 있는 해법은 바로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이집트 주재 미국대사관의 2005년 외교전문은 그를 “2011년 이집트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다크호스”로 지칭했다. 이집트 한 가수가 ‘암르 무사를 사랑해요’라는 노래를 만들었을 정도로 대중적 인기도 만만치 않다. 그는 최근 “아랍연맹 사무총장 임기는 두 달이면 끝난다”며 정치에 뛰어들 수 있음을 시사했다.
 탄타위 부총리겸 국방장관
강직-청렴 전쟁영웅

무함마드 후세인 탄타위 부총리 겸 국방장관(76·사진)은 군부권력이 유지될 경우 가장 유력한 대권후보로 거론된다. 군 생활만 55년째인 그는 평소 강직함과 청렴함으로 진작부터 차기 대통령감으로 불렸다. 1956년, 1967년, 1973년 중동전쟁에 모두 참전했고, 1991년 걸프전쟁에도 참전하는 등 전형적인 야전형 군인으로 ‘전쟁영웅’이란 칭호를 얻었다.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탄타위 장군이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보다 인기가 높다”고 보도했다. 영국 더타임스 일요판 선데이타임스는 그가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고 전했을 만큼 세상의 흐름에도 민감한 편이다. 하지만 70대의 고령인 데다 무바라크 시대의 인물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카이로=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