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9·11테러 공범들이 테러 발생 전 미국에 들어와 주요 목표물을 '사전답사'했고 미 연방수사국(FBI)이 이들을 추적 중이라는 사실이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외교전문에서 공개됐다.
1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렘베 난통고 카타르 주재 미 부대사는 지난해 2월 국토안보부에 보낸 전문에서 카타르 남성 3명이 9·11테러에 앞서 현장을 탐색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시 테러 목표였던 뉴욕 세계무역센터와 자유의 여신상, 백악관, 버지니아 주 등을 테러 발생 몇 주 전 방문했다고 난통고 부대사는 전했다.
전문에는 "호텔 청소담당 직원들은 이들 남성의 객실에서 조종복처럼 생긴 유니폼과 노트북 컴퓨터 여러 대, 시리아와 예루살렘, 아프가니스탄, 요르단 주소가 적힌 판지 상자 여러 개를 발견하고 의심이 더 커졌다"고 적혔다.
전문에 언급된 호텔 직원들은 또 이들 남성이 "휴대전화를 컴퓨터에 연결해 뒀으며, 객실에서 발견된 인쇄용지에는 조종사 이름과 항공사, 항공편 번호, 운항시간 등이 기록돼 있었다"고 진술했다.
해당 남성들은 테러 전날인 9월10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워싱턴 D.C.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려 했으나 탑승에 실패하자 대신 런던으로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FBI는 이런 정황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 당시 미국에 체류하던 모하메드 알 만수리라는 남성이 이들의 항공권 구입료와 호텔 투숙비를 댄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 대상으로 추가하는 한편 비자를 취소했다.
9·11 위원회는 2004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당시 테러에 이용된 여객기 납치범 가운데 최소 2명이 로스앤젤레스에 잠시 머물렀다고 확인한 바 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