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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푸는 한방 보따리]팔다리 길면 추진력… 뚱보는 임기응변… “외형 보면 체질 안다”

입력 | 2011-02-07 03:00:00


신묘년을 맞아 토끼의 지혜를 배우기를 소망하며 한 해를 설계한다. 12지는 12가지 띠동물이 지니고 있는 외형 성격 습성에 나타나는 상징적인 의미를 찾아서 새해의 운수를 예견하려는 풍속이다.

한의학의 형상의학에서도 사람을 네 가지 동물의 특성에 따라 체질을 나누어 진단과 치료에 응용하기도 한다. 주조어갑류(走鳥魚甲類)와 같은 분석이 대표적인 예다.

주류는 개나 말처럼 네 발 달린 동물을 상징한다. 몸통에 비해 팔다리가 길어 달리기를 잘하며 옆구리가 길고 늘씬하다. 얼굴빛이 푸르고 코가 길쭉하여 냄새를 잘 맡고 털이 많다. 유럽 축구선수들의 체형이 이런 부류에 많이 포함된다. 이런 사람들은 보통 간이 발달했으며 성격은 강직하고 급하지만 추진력이 있다. 화를 잘 내지만 다정하고 잔정도 많다.

조류는 새와 비슷한 생김새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얼굴빛이 붉고 눈이 동그랗고 눈동자가 빛이 난다. 어깨가 발달한 반면에 엉덩이가 작고 다리가 가늘고 약하다.

이런 사람들은 보통 심장이 발달했으며 성격은 상냥하고 싹싹하다. 잘 웃고 말을 잘하며 목소리가 맑아 노래도 잘한다. 머리가 좋아 일처리가 빠르다. 화(火)가 많아 높은 곳을 좋아하고 모든 일에 나서려고 한다.

어류는 물고기와 비슷해 입이 발달하여 입술이 두툼하고 잘 먹으며 맛을 잘 구분하고 얼굴빛이 거무스름하다. 살이 찐 편이고 몸통이 크고 엉덩이가 커서 허리가 굵고 수족이 짧다. 걸을 때 엉덩이를 약간 흔든다. 이런 사람들은 신장(腎臟)이 발달했으며 성격이 냉정하면서 과묵하고 겁이 많아 잘 놀란다. 임기응변에 능하고 주변 환경에 잘 적응한다.

갑류는 거북과 비슷해 등이 발달하여 어깨가 넓고 목이 짧으며 피부가 두껍다. 얼굴빛이 흰 편이고 이마가 넓고 귀가 커서 청각이 좋고 움직이는 것을 싫어한다.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딕 아드보카트 씨가 대표적이다. 폐가 발달했으며 음악 감상 마니아가 많고 슬프고 조용한 음악을 좋아하며 잘 우울해한다. 말수가 적고 목소리가 차분하며 상대를 잘 감동시킨다. 리더십이 돋보이고 영감이 뛰어나며 기획력이 남다르다.

하지만 이 같은 분류에 딱 들어맞지 않은 사람들도 허다하다. 동물의 체형과 체질에 따라 사람의 성격까지 규정하는 형상의학이 운명 결정론에 치우쳤기 때문이다. 어디로 분류되든 너무 기뻐하거나 좌절하지 말아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들은 체질에 관계없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

오수석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