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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今有璞玉於此하면 雖萬鎰이라도…

입력 | 2011-02-08 03:00:00


‘양혜왕·하’ 제9장에서 맹자는 어진 이를 등용하여 그의 이상을 실천할 수 있게 하여야 정치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하고자 먼저 도목수와 큰 나무의 비유를 들고, 다시 옥공과 옥의 비유를 들었다.

今有璞玉於此는 가설의 말이다. 璞(박)은 옥을 포함하고 있는 돌을 말한다. 鎰은 20兩의 무게로 萬鎰(만일)이라고 하면 高價(고가)임을 뜻한다. 彫琢(조탁)은 彫刻(조각)하고 琢磨(탁마)함이다. 至於∼는 ‘∼의 경우에는’이라는 뜻이다. 曰 이하 從我까지는 왕(제후)의 말을 가설한 것으로, 앞의 호에 나왔다. 舍는 버릴 捨(사), 女는 이인칭의 汝와 같다. 從我는 왕(제후) 자신이 추구하는 覇道(패도)를 따르라는 뜻이다. 何以異於敎玉人彫琢玉哉는 두 가지로 풀이된다. 우선 옥 전문가인 옥공에게 옥의 조탁 방법을 가르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옥공에게 옥을 조탁하게 시키는 것과 어째서 다르게 하느냐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는 앞의 풀이를 따랐다.

송나라 학자 范祖禹(범조우)는 이렇게 말했다. 옛날의 賢者(현자)들은 늘 군주가 자신의 배운 바를 행하지 못할까 걱정했으나 세상의 庸劣(용렬)한 군주들은 늘 현자가 자신의 좋아하는 바를 따르지 못할까 걱정했다.

현명한 군주와 어진 신하가 만나는 것을 明亮際遇(명량제우)라 한다. 정치의 분야에서만이 아니라 사회의 어떤 분야에서든 윗사람이 私心(사심)을 앞세운다면 際遇(제우)를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