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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포커스] 박용우 “‘아이들…’이 배우 책임감 일깨워 줬죠”

입력 | 2011-02-09 07:00:00

■ 영화 ‘아이들…’ 방송사 다큐 PD역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을 영화화
배우의 현실 참여는 오직 연기로!
비극의 진실 캐는 배역통해 확신
상업화 비난 진정성으로 뚫을 것



영화 ‘아이들’에서 다큐멘터리 PD 역을 맡고 미제로 남은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을 파헤치는 박용우.


연기와 사회 현실에 대한 직접적인 발언은 엄격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믿는 배우가 있다. 연기를 통해 그 같은 발언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믿음과 생각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하게 들여다보게 됐단다.

그 첫 무대가 된 영화로 관객과 만나게 되는 박용우. 그는 17일 개봉하는 영화 ‘아이들…’(감독 이규만·제작 누리픽처스)을 배우로서 책임감을 일깨워준 작품으로 꼽는다.

‘아이들…’은 1991년 대구에서 도롱뇽을 잡는다며 집을 나간 다섯 아이들의 실종 사건, 이른바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을 토대로 극화한 작품이다. 11년 만에 아이들이 유골로 돌아온 사건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 속에서 박용우는 방송사 다큐 PD 역을 맡았다.

영화는 매우 조심스런 접근 속에서도 진실 혹은 진실이라 믿을 만한 사건의 중심 속을 파헤쳐가는데, 박용우는 그 핵심의 역할로 ‘기능’한다. 여기서 ‘기능’이란, 영화 ‘아이들…’이 “사회구조의 건강함에 대한 발언”을 하고 미약하나마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배우로서 박용우는 그래서 “은유 혹은 비유를 통해 작품으로 감동을 주고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말한다. 결국 ‘아이들…’은 그에게 배우가 “연기를 통해 사회적인 발언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 작품이 되었다.

한편으로는 개봉 이후 통한의 가슴을 움켜잡으며 가눌 길 없는 슬픔을 경험한 아이들의 부모 등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을 만날 때 “어떨까” 하는 부담과 걱정은 떠나보내지 못한다.

“상업주의적으로 이용한 게 아니냐는 오해의 시선”도 무시할 수만은 없다. 박용우는 그래도 자신의 진정성을 지닌 연기와 작품이 그런 부담과 걱정을 결국 덜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렇게 진심어린 연기로 보내온 짧지 않은 세월. 데뷔 17년, 이제 나이 마흔에 다가선 그는 “스스로에게 상을 줬다”고 말했다.

“예전엔 내게 벌만 준 것 같다”는 박용우는 “사실 예전엔 ‘이게 뭐냐, 더 잘해라고 다그치며 고통과 자극을 줬다”면서 “하지만 그 속에서 결국 성장한 게 아니겠느냐”며 웃는다. 그리고 “마음이 편해진 나이에 이젠 50m 떨어져 객관적으로 나를 보게 됐다”면서 그 바탕에 연기를 해온 세월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제 “지난 사랑에 감사하다”는 그는 “이젠 행복한 사랑을 하고 싶다”며 새로운 앞날에 대한 환한 웃음을 웃었다. 얼마 전 구입한 기타를 배우는 데 또 다른 즐거움을 찾고 있기도 하다. 어머니가 음악 교사여서 자연스레 어릴 때부터 음악을 접해온 그는 “그야말로 즐길 수 있는” 대상으로 기타를 튕기고 있다.

사랑도, 즐거움도 모두 “나 스스로에 대한 관심으로 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라는 그는 “스스로 행복하게 사는 법”이야말로 배우로서 자신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는 듯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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