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금 사회환원, 젊은날 다짐 실천일 뿐”
대학생 소년소녀가장 저소득층…. 최용준 ㈜천재교육 회장이 돕는 대상이다. 어렵게 대학을 다닌 경험이 꾸준한 기부를 하도록 만들었다. 그는 “한번 하면 끝까지 하는 사람“이라며 기부를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베풀 대상이 있어서 오히려 감사합니다. 제가 숟가락을 놓기 전까지는 계속 기부할 겁니다.”
8일 서울대에 ‘천재교육 학술장학금’ 20억 원을 기부한 최용준 천재교육 회장(68)의 이야기다. 이 기금 중 15억 원은 최 회장이 졸업한 사범대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10년에 걸쳐 지급되며, 5억 원은 대학발전 전략기금으로 쓰이게 된다.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 역시 꾸준하다. 회사가 있는 서울 금천구의 소년소녀가장과 저소득층 600가구에 2006년부터 교재와 쌀, 라면을 전달했다. 금천구 관계자가 “대개 출판사는 2, 3년 된 재고 책을 주기 마련인데 모두 신간을 줘도 별 탈 없느냐”고 걱정할 정도.
1982년에는 고향인 전남 진도에 공립학교 용지로 땅 2만6400m²(약 8000평)를 기부했다. 최 회장은 “공립학교는 학생 수를 고려해 설립 순위가 정해지는데 진도군은 학생이 적어 20∼30년은 걸려야 한다더라. 용지를 기부하면 순위가 당겨진다기에 땅을 기부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1965년 서울대 사범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학원 강사로 일했다. 1974년 ‘해법수학’을 만들면서 입시계의 스타가 됐다. 이 책은 ‘수학의 정석’과 함께 국내 수학 참고서 시장을 평정했다.
그는 대학을 어렵게 다녔다. 당시 서울대 사범대 등록금은 다른 대학의 4분의 1이었음에도 농사꾼이자 자녀 9명을 둔 부모가 감당하기는 벅찼다. 학기 중에도 아르바이트를 계속해야 했다.
천재교육은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교과서 및 참고서 시장 점유율은 압도적인 1위. 한 해에 출간하는 교재가 3600종류, 판매량은 6000만 권에 이른다. 우등생 해법 시리즈, 월간 우등생평가, 월간 해법수학이 대표적인 히트작이다.
최 회장은 매일 오전 3시 40분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우면산을 1시간 조깅한 뒤 6시에 출근해 집필을 시작한다. 일흔을 앞둔 나이에도 식지 않는 열정의 원동력은 우수 학생 양성을 자신이 책임진다는 믿음이다. 창의적인 디자인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을 세우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
기부도 계속할 생각이다. 최 회장은 “난 한번 하면 끝까지 하는 사람이다. 학생들이 공부를 계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보람차다”며 웃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