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구단 넘어 10구단 준비를
한미일 프로야구 비교(2010년 기준)
프로야구는 1991년 쌍방울이 합류하면서 8개 구단 체제를 갖췄다. 팀당 126경기가 됐고 관중도 늘었다. 본격적인 양적 팽창의 시작이었다.
엔씨소프트가 이르면 2013년부터 9구단으로 참가하면 상황은 빙그레가 가세한 1986년과 같아진다. 장마철이 길고 돔구장이 없는 현실에서 4월에 개막해 9월에 정규시즌을 마치려면 팀당 경기 수를 줄여야 한다. 현행대로 주중 3연전, 주말 3연전을 한다고 볼 때 이동일인 월요일을 포함하면 4일씩 쉬는 팀이 나오기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에 차질이 생기는 등 프로야구 특징 중 하나인 연속성도 무너진다.
원활한 경기 운영과 질과 양의 동반 팽창을 위해서는 짝수 팀 리그가 필수적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한국야구위원회도 10구단 탄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10구단 체제가 되더라도 일각에서 주장하는 양대 리그는 시기상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5개 팀이 한 리그로 묶이면 역시 쉬는 팀이 나온다. 이를 막기 위해 다른 리그 팀과 시즌 내내 맞붙게 한다면 리그를 나눌 의미가 없다. 국내 프로야구도 1999년 양대 리그를 시행했지만 동일 리그와 다른 리그 팀 간의 경기 수가 같고(2000년), 팀 순위를 뺀 나머지 개인 기록을 통합 적용하는 등 어설픈 운영 끝에 2년 만에 폐지했다. 인기 구단 요미우리, 한신과 경기를 하기 위한 의도였지만 일본 프로야구에서 2004년 퍼시픽리그 구단주들이 리그 팀을 4개로 줄인 뒤 센트럴리그 6팀과 합쳐 총 10팀으로 구성된 단일 리그를 모색했던 것도 ‘10개 구단 양대 리그’의 문제를 알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