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그맨 김국진 김용만 박수홍 김수용 (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김국진, 김용만, 박수홍 그리고 김수용. 1991년 KBS 대학개그제를 통해 데뷔한 이들은 강원도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묶어 ‘감자골 4인방’으로 불렸다. 현재는 중견으로 개그계에서 위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갓 신인티를 벗고 활발히 활동하던 시절 큰 위기가 있었다.
1993년 오늘, ‘감자골 4인방’을 둘러싸고 KBS 코미디언들이 서울 여의도 MBC 스튜디오를 항의방문해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감자골 4인방’은 대학개그제로 데뷔한 이후 KBS 2TV ‘토요전원집합’을 비롯해 ‘웃음한마당’과 ‘한바탕 웃음으로’ 등 프로그램에서 신선한 웃음을 선사했다. 그런데 1993년 1월10일 활동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2∼3개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해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여기에 “기계적인 코미디에 회의를 느낀다”(1993년 1월13일자 경향신문)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2월11일 4인방은 MBC로 활동 무대를 옮겨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만나봅시다’ 코너에 출연키로 했다. 이에 격분한 KBS 코미디언 50여명이 녹화 날 MBC로 몰려가 사과 및 MBC 출연 중단을 요구하며 몸싸움을 벌이기까지 했다.
이러한 파문의 후유증으로 김국진과 김용만은 그해 여름 미국으로 떠났다. 박수홍 역시 군에 입대하는 등 시청자들은 한동안 이들을 볼 수 없었다. 당시 양측 모두에게 남긴 상처는 이후 세월과 함께 아물었다. 1∼2년 뒤 방송에 복귀한 이들은 각기 길을 걸어왔고 이제 중년에 접어든 중량감으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