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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 후계 강화 위해 추가도발 가능성”

입력 | 2011-02-12 03:00:00

국가정보국 ‘안보위협 보고서’… ‘북핵 불인정’ 표현은 빠져“北, 40개국에 식량지원 요청”… 英 가디언 인터넷판 보도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10일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경고했다.

클래퍼 국장은 이날 미 하원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연례 안보위협 보고서’에서 “지난해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은 후계자인 3남 김정은의 리더십과 정권 엘리트집단 내 군부의 신뢰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미가 담겨 있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정은 후계체제 강화를 위해 연평도 포격과 같은 추가 도발을 시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클래퍼 국장은 “김정일은 이 같은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엘리트 집단의 충성도와 지지가 의심스럽다고 판단할 경우 김정은을 강인하고 용맹스러운 지도자로 부각시키기 위해 추가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대목이 삭제됐다. 지난해 보고서에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우리의 정책”이라고 적시했지만 이번에는 이 부분이 빠졌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문구가 빠졌다고 해서 미국이 북한 핵을 인정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보고서는 매년 의회에 ‘올해 미국에 위협이 되는 것이 무엇이냐’를 설명한 것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부분은 과거와 크게 입장이 바뀐 것이 없고 지난해 공개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부분이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미국은 외교적으로는 북한 핵 보유를 절대 인정하지 않지만 군사적 차원에서는 핵 보유를 전제로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북핵 불인정 표현이 안 들어간 것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해외공관을 통해 각국 정부에 식량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 인터넷판이 10일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시아지역 외교당국자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전 세계 40개의 북한대사관이 주재국 정부에 식량 지원을 요청하라는 본국의 지시를 받았으며 대사관마다 할당량도 주어졌다”고 밝혔다. 또 다른 당국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대사관들에 ‘가능한 한 많은 양의 쌀을 구해 오라’고 지난해 12월 지시했다”고 말했다. 영국 외교부도 자국의 북한대사관이 정부에 식량 지원을 요청한 사실을 인정했다.

가디언은 “북한이 세계식량계획(WFP)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에 식량 지원을 요청하는 경우는 많지만 이처럼 각국 정부에 직접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