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400명 정리해고 방침에 크레인 점거 고공농성
14일 한진중공업이 영도조선소, 다대포공장, 울산공장 등 3곳에 대한 직장 폐쇄 결정을 내리자 한진중공업 노조원들이 부산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부산=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 크레인 점거 시위 vs 직장폐쇄
사측은 지난해 12월 경영악화를 이유로 생산직 사원 1158명 가운데 3분의 1인 400명을 정리해고하기로 결정했다. 210명은 22개월 치 임금을 위로금으로 받기로 하고 희망퇴직 신청을 했다. 나머지 190명은 14일 밤 12시까지 희망퇴직을 추가로 받는다. 사측은 이때까지 신청하지 않으면 15일자로 해고할 방침이다.
이에 맞서 한진중공업은 이날 영도조선소, 다대포공장, 울산공장 등 3곳을 폐쇄하기로 하고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관할 구청에 직장폐쇄 신고서를 제출했다. 사측은 “협력업체와 일을 하려는 직원에게 기회를 주고 회사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총파업과 제3자의 크레인 점거, 불법 규찰대 운영 등 불법행위로 정상 조업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 끝장 투쟁 vs 희망퇴직 신청 연장
노조는 이날 오후 사내 광장에서 조합원과 민주노총 간부 등 6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조는 “명분 없는 정리해고와 희망퇴직에 이어 직장폐쇄까지 한 것은 영도조선소를 살릴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며 “사측과 물리적 투쟁을 고려하는 대응방안까지 찾는 등 ‘끝장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사측은 14일 낮 12시로 예정됐던 희망퇴직 신청 시한을 14일 밤 12시로 연장했다. 경영상 이유에 따른 해고 인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말미를 준 것. 사측은 “전 세계 조선업계가 유례없는 위기”라며 “수주 능력이 떨어진 영도조선소를 살리기 위해선 인력 구조조정과 고기술 전문 조선소로 전환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