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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重, 영도조선소 등 3곳 직장폐쇄

입력 | 2011-02-15 03:00:00

노조, 400명 정리해고 방침에 크레인 점거 고공농성




14일 한진중공업이 영도조선소, 다대포공장, 울산공장 등 3곳에 대한 직장 폐쇄 결정을 내리자 한진중공업 노조원들이 부산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부산=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부산 영도구 봉래동에 사업장을 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가 14일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노사 갈등이 발단이다. 지난해 12월 사측이 생산직 근로자에 대한 정리해고를 예고하자 노조 파업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간부의 크레인 점거 시위가 이어졌다. 사측은 직장폐쇄에 이어 공권력 투입 요청 계획까지 세워두고 있어 노사 간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 크레인 점거 시위 vs 직장폐쇄

사측은 지난해 12월 경영악화를 이유로 생산직 사원 1158명 가운데 3분의 1인 400명을 정리해고하기로 결정했다. 210명은 22개월 치 임금을 위로금으로 받기로 하고 희망퇴직 신청을 했다. 나머지 190명은 14일 밤 12시까지 희망퇴직을 추가로 받는다. 사측은 이때까지 신청하지 않으면 15일자로 해고할 방침이다.

즉각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14일 오전 5시 40분경 크레인 점거 시위에 나섰다. 문철상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장, 채길용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 지회장은 영도조선소 CT-17 타워크레인(높이 47m)을 점거하고 고공시위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은 지난달 6일부터 영도조선소 3독 옆 35m 크레인에서 한 달 넘게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맞서 한진중공업은 이날 영도조선소, 다대포공장, 울산공장 등 3곳을 폐쇄하기로 하고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관할 구청에 직장폐쇄 신고서를 제출했다. 사측은 “협력업체와 일을 하려는 직원에게 기회를 주고 회사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총파업과 제3자의 크레인 점거, 불법 규찰대 운영 등 불법행위로 정상 조업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 끝장 투쟁 vs 희망퇴직 신청 연장

노조는 이날 오후 사내 광장에서 조합원과 민주노총 간부 등 6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조는 “명분 없는 정리해고와 희망퇴직에 이어 직장폐쇄까지 한 것은 영도조선소를 살릴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며 “사측과 물리적 투쟁을 고려하는 대응방안까지 찾는 등 ‘끝장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사측은 14일 낮 12시로 예정됐던 희망퇴직 신청 시한을 14일 밤 12시로 연장했다. 경영상 이유에 따른 해고 인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말미를 준 것. 사측은 “전 세계 조선업계가 유례없는 위기”라며 “수주 능력이 떨어진 영도조선소를 살리기 위해선 인력 구조조정과 고기술 전문 조선소로 전환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