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뉴 씨저스패밀리’ 노래★★★ 대본★★☆ 연출★★☆ 연기★★☆
5년 만에 무대에 오른 뮤지컬 ‘뉴 씨저스패밀리’ 는 스토리의 개연성이 부족했고 실감나는 캐릭 터 구축에도 실패했다. 사진 제공 무크컴퍼니
중국집 배달원 철가방(이재혁)이 미용사 샤론 리(은설)에게 구애하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한 예. 철가방이 “자꾸 예쁜 척하면 뽀뽀 사형해 버릴 거야”라고 하자 샤론 리는 교태 섞인 음성으로 “그러면 난 사형수∼”라고 답한다.
무대 배경은 달동네의 ‘가리봉 미용실’. 원장(유채정)의 남편 박치기(서영주)는 어느 날 복권 당첨번호를 알려주는 꿈을 꾸고 아내에게 번호를 불러준다. 하지만 부인은 복권 살 돈으로 두부를 산다. 그 번호가 당첨번호인 것을 안 박치기는 아내가 100억 원의 당첨금을 찾아 젊은 남자 미용사 찰스(함승현)와 나눠 가지려는 것으로 오해한다. 이 와중에 찰스는 한물간 술집마담(김현숙)과, 철가방은 새로운 미용사 샤론 리와 사랑에 빠진다.
남편이 알려준 복권번호가 100억 원 당첨번호였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다지 아쉬워하지 않는 원장의 반응도 개연성이 부족하다. 박치기가 돼지꿈 얘기를 하면서 앞 줄 관객 4명을 세워 놓고 돼지 코를 씌운 것은 오히려 극에 대한 몰입을 방해한다. 배우들의 가창력은 나쁘지 않은데 배경음악이 너무 커 가사가 잘 들리지 않는 점도 아쉬웠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i:박치기 역으로 이병준 조원희 서영주 씨가, 원장 역엔 노현희 유채정 씨가 번갈아 출연한다. 5만5000원.4월 24일까지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02-766-5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