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BS방송의 여기자가 이집트 사태 취재 중 군중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CBS가 16일 밝혔다.
CBS는 "본사의 라라 로건 기자(39)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 발표 직후인 11일 저녁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을 취재하던 중 시위 군중들에 둘러싸였다"며 "주위에 있던 200여 명의 군중은 광란에 빠졌고 로건 기자는 동료들과 떨어진 후 야만적이고 지속적인 성적 폭력(sexual assault)과 구타를 당했다"고 전했다. CBS는 로건 기자가 당한 성폭력의 구체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로건 기자는 이집트 군인 등에 의해 구출돼 다음날 미국으로 귀국해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미 언론들은 로건 기자가 폭행 사실을 공개한 것은 용감한 결정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미국 언론은 성폭력 피해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로건 기자는 이달 초 이집트 사태를 취재하던 중 스파이로 몰려 하루 동안 구금됐다가 출국 명령을 받고 미국으로 갔으나 "취재 현장을 지키고 싶다"며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사임 직전 다시 이집트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