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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est]쉐보레 아베오

입력 | 2011-02-18 03:00:00

1.6L엔진 파워… 넉넉한 실내… ‘작은 거인’




16일 한국GM이 개최한 ‘쉐보레 아베오’ 시승회에서 참가자들이 아베오를 운전하는 모습. 쉐보레 브랜드로 국내에 출시되는 두 번째 차량이다. 한국GM 제공

“몰면 몰수록 색다른 맛을 느끼실 겁니다. 정말 재미있는 차입니다. 저랑 같이 미시령 내리막길을 시속 100km로 몰아보자고요.”

16일 ‘쉐보레 아베오’ 시승회 뒤 이어진 기자간담회가 거의 끝나갈 때쯤 손동연 한국GM(옛 GM대우자동차) 기술연구소 부사장은 자랑을 다 못 한 게 아쉽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글쎄, 미모의 여인도 아니고 중년 남성과 굳이 미시령까지 드라이브를 떠나고픈 마음은 없었지만 손 부사장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는 충분히 알 것 같았다.

이 소형 신차 시승회에 참가해 서울 용산구 용산동 전쟁기념관부터 경기 양평군까지 60여 km를 타본 소감은 ‘운전의 재미가 있다’는 것이었다. 옛 GM대우차 승용차의 자랑거리이던 핸들링과 코너링은 한층 더 날카로워진 느낌이었다. 그러면서도 승차감이 크게 딱딱한 느낌 없이 안정적이었다. 서스펜션 튜닝이 그만큼 절묘했다는 얘기다.

국내 소비자 취향에 맞춘 튜닝이라고 했지만, 16일 맛본 그 주행감은 유럽 시장에 그대로 가져가도 통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1.6L 엔진이 힘이 넘친다며 더 밟아보라고 유혹하는데 시승구간에 이날따라 차가 많아 시속 110km 이상 속도를 내보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소형차에 왜 1.2L나 1.4L가 아닌 1.6L 엔진을 고집했는지, 마이크 아카몬 사장을 비롯한 한국GM 경영진이 왜 자꾸 이 차를 ‘작은 거인’이라고 표현하는지 알 것 같았다. 이 속도까지 정숙성이나 안정감은 준중형차 저리 가라 할 수준이었다.

주행감뿐 아니라 디자인도 유럽 차를 연상케 한다. 전체적으로 귀여운데, 마냥 귀여운 것은 아니고, 친근하면서도 날렵한 인상이다. 특히 5도어 해치백 모델은 폴크스바겐의 월드 베스트셀러인 ‘골프’와 상당히 닮았다. 그렇다 해도 충분히 개성이 있으며 이른바 ‘누드 램프’라는 돌출형 헤드램프는 대단히 매력적이었다.

강력한 경쟁 모델인 현대자동차의 ‘신형 엑센트’와는 디자인이 확실하게 차별되는데 젊은 여성은 엑센트보다 아베오 디자인을 더 선호하리라는 예감이 든다.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 게, 그동안 GM대우차 제품에 소비자들이 각자 비공식적으로 붙인 쉐보레 엠블럼을 보면서 ‘저런다고 국산차가 수입차 되나’라고 생각했는데, ‘공식적인’ 쉐보레 마크가 차 앞뒤에 붙어 있으니 차가 꽤 고급스러워 보였다.

전투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인테리어도 운전자와 동승자를 감싸는 듯한 내부의 선이 미끈하니 잘빠졌다. 최근 신차들이 날렵한 쿠페 스타일로 주로 나오는 바람에 중형차나 준대형차를 타도 지붕이 낮아 갑갑한 기분이 들곤 했는데 소형차인 아베오의 실내가 오히려 넉넉한 느낌이었다는 점이 아이러니였다.

다만 감성 품질은 소형차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콘솔박스가 없는 것이나 내비게이션 등 편의장치가 부족한 점이 아쉽다. 해치백 수동변속기 모델 기준으로 1130만∼1409만 원이며 자동변속기를 선택하면 150만 원을 더 내야 한다. 실제 판매는 다음 달 중순부터 한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