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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논란 ‘서울대 음대 김인혜 교수 교수법’… 동료-제자가 말하는 성악교육은

입력 | 2011-02-18 03:00:00

“그럴 수도”… 신체가 곧 악기… 접촉 불가피
“무슨 소리”… 그렇게 배웠다니…은사 모독




“성악은 말로만 가르칠 수 없다.”

제자들을 폭행했다는 논란을 빚은 김인혜 서울대 음대 교수(성악)는 1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폭행 의혹을 부인했다. 성격이 과격하다 보니 학생을 가르칠 때 배나 등을 때리고 머리를 흔든 적이 있지만 이는 교수법(교육 방법)의 일환일뿐더러 다른 교수들도 비슷하게 가르친다는 것. 동아일보는 17일 음대 교수와 일선에서 활동하는 성악가들을 대상으로 실제 성악 교습이 김 교수의 설명처럼 이뤄지는지 물었다.

신동호 중앙대 교수는 “성악은 호흡이 중요한데 이것은 신체 접촉이 없으면 학생이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교수가 자기 배를 학생들이 만져보게 한다든가 학생들의 배를 누르면서 호흡이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그런 것은 폭행이 아니고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성악 교육에서는 교수와 학생의 신체 접촉이 있는 만큼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기현 한국오페라단장은 “배를 잡고, 등을 치고, 머리를 잡고 하는 것은 성악 교육의 기초이고 나도 그렇게 배웠다. 남자 교수가 여학생의 가슴을 치기도 하고 배를 누르기도 하는데 부끄럽기도 하다. 학생들이 오해할 수 있지만 교육의 하나로 본다. 외국에서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교수의 해명에 대해 납득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많았다. 서울대에서 김 교수의 동료로 성악과 학생들을 가르쳐온 한 교수는 “여러 학생이 김 교수 수업을 듣고는 울면서 나와 도움을 요청했다. 많은 학생이 김 교수의 폭행이나 폭언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두려움 때문에 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 교수가 화를 내고 폭언을 해놓고 다음 날이면 웃으며 대하니 학생들도 혼란스러워했다”고 덧붙였다. 음대에서 배를 누르거나 때리는 등의 교육 방식이 흔한 것이라는 김 교수의 해명도 반박했다. 그는 “내가 국내에서 학부를 다니던 때에도 학생의 머리나 배를 때리는 등의 행동은 없었다. 외국이라면 소송감”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음대의 다른 교수 역시 “김 교수의 ‘그렇게 배워 잘못인 줄 몰랐다’는 해명은 은사까지 매도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 스스로가 교수의 강도 높은 교습과 감정적인 교습을 충분히 구분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현수 한국예술종합대 교수는 “제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학생이 얻어맞아도 선생을 미워하지 않는다. 교육적 의도로 했다고 해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그렇게 못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아닌 것이다”고 말했다.

박세원 서울대 교수는 “김 교수는 열정적으로 활동해 왔지만 (이번 사건에 대한) 판단은 극과 극을 달리는 것 같다. 누가 교육을 의도적으로 때려가면서 하겠나. 주의했어야 하는데 본인 성격을 억제하는 게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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