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제2의 발사기지 공사 끝낸듯”… “직접적 위협” 잇단 우려
북한이 대화를 통한 핵문제 해결보다 새로운 미사일 발사기지 완료 등 공세적 정면 돌파에 나서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미국이 이런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경고하고 나서면서 한반도 정세가 북-미 대결구도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6일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에 두 번째 미사일 기지의 발사대 공사를 끝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안보문제를 다루는 민간 전문기관인 글로벌시큐리티(globalsecurity.org)가 입수한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약 30m 높이의 현대식 발사대가 설치된 것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동창리 기지는 북한과 중국 국경인 압록강 하구에서 직선거리로 80여 km 떨어져 있다. 북한이 한미 군 당국의 군사적 대응에 대비해 중국을 방패로 삼으려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확산은 미국이 직면한 주요 위협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정보위에 제출한 연례안보위협 보고서에서 북한의 대포동 1, 2호 시험발사 사례를 거론하며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된 많은 기술을 성공적으로 실험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 당국자는 “위성사진만으로는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내부의 전자기기나 연료주입장비 시설이 모두 완성됐는지 판단할 수 없다”며 “북한이 조만간 미사일을 발사할 심각한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창리 기지 건설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 등 무력시위를 통한 북-미 대결구도로 몰아간 뒤 궁극적으로 미국과 직접 협상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에 따른 미국의 정책 변화 가능성도 주목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 언론이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제기하고 미 당국자들이 잇달아 우려를 표시하는 것은 미 정부가 ‘전략적 인내’ 정책을 ‘전략적 개입’으로 전환하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