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시작하는 서울시교육청이 그제 ‘친환경 무상급식 건강식단 시연회’라는 행사를 열었다. 이전과는 차별화된 식단을 만들어 곽노현 서울시교육감과 학생들이 함께 시식(試食)을 했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이날 식단에 친환경 쌀 등 국내산 재료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화학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았으며 저염 저당 저지방식으로 만들었다고도 했다. 메뉴는 구절판 너비아니 들깨미역국 냉이된장국 등 기존 급식보다 수준이 높았다. 새 학기 무상급식에서도 같은 수준의 식단을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충청북도에서는 급식의 질 하락을 걱정하는 반면 서울시에서는 급식에 대한 기대를 잔뜩 부풀리고 있으니 어느 쪽이 맞는지 혼란스럽다. 서울시교육청이 강조하는 ‘친환경 식단’을 내기 위해서는 일반 식품보다 1.5∼2.5배 비싼 친환경 재료를 써야 한다. 지자체 지원금을 합쳐도 한 끼 3000원이 안 되는 금액으로 감당이 될지 모르겠다. 화학조미료 없이 맛을 내고 저염 저당 식사를 만들려면 기본적으로 손이 많이 간다. 학교별로 수백, 수천 명을 상대로 한 집단급식에서 가능한 일인지 불확실하다.
홍찬식 수석논설위원 chans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