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모습은 전임자인 진동수 위원장이나 퇴임을 한 달 앞둔 김종창 금융감독원장과 여러 가지 면에서 비교된다. 이들은 지난해 저축은행 61곳과 경영정상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금융시장의 의구심과 혼란을 잠재우는 데 역부족이었다. 부실 저축은행 대주주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시장은 상투적 경고로 받아들였다. 이러다 보니 “금융당국이 너무 굼뜨게 행동하는 바람에 ‘좀비 저축은행’을 양산한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결국 진 위원장은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에서 “저축은행의 경영정상화에 본격적으로 다가서지 못해 아쉽다”고 고백했다. 김종창 원장 역시 삼화저축은행에 대한 ‘부실 감독’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세 사람의 태도가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은 크다. 삼화저축은행의 부실 징후는 이미 지난해 7월부터 드러났지만 올해 1월에서야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졌다. 부실 당사자인 삼화저축은행은 물론이고 우량 저축은행까지 속수무책으로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겪는 등 큰 피해를 봤다. 이런 인출사태는 금융당국의 늑장 대처로 부실 저축은행이 더 양산됐을 것이란 고객들의 우려 때문이었다.
차지완 경제부 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