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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폭설로 무너진 축사 속 나흘만에 “음매…”

입력 | 2011-02-19 03:00:00


강원 삼척시 원덕읍 월천리의 붕괴된 축사에서 어미 소 한 마리가 매몰된 지 4일 만에 극적으로 구출됐다. 삼척시 제공

최근 폭설 피해를 본 강원지역에서 소 한 마리가 매몰 4일 만에 구조됐다. 강원 삼척시 등에 따르면 12일 오전 삼척시 원덕읍 월천리 양모 씨(61)의 축사가 1m 높이의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무너졌다. 사육 중인 소 80마리 중 70여 마리는 사고 직후 스스로 빠져나오거나 양 씨에게 구출됐다.

양 씨는 즉시 소방서 등에 신고했지만 눈 때문에 교통이 두절돼 구조대 접근이 어려웠다. 이틀 후인 14일 오전에야 구조작업이 시작됐지만 다시 눈이 내리고 추가 붕괴 우려로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구조대원들은 잔해 속에서 사체 3마리를 꺼낸 뒤 살아있는 소가 없을 것으로 판단해 잔해 철거에 주력했다.

하지만 매몰 5일째인 16일 축사 한구석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잔해와 눈 더미 속에서 숨진 두 마리의 소 사이에 낀 어미 소를 발견한 것. 소는 추위와 배고픔으로 탈진해 간신히 숨만 붙어 있었지만 보온 조치 등으로 살아날 수 있었다. 양 씨는 “양 옆의 소 때문에 무너지는 잔해의 충격을 적게 받아 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삼척=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