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험 월2회로 크게 늘어
대학원 수행능력 평가에 주력

데이브 드 페인 ETS 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2001년 한국의 일부 대학생이 GRE 시험문제를 유출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시험 주관기관인 미국교육평가원(ETS)은 2002년 10월부터 아시아 일부 국가(한국 중국 대만 홍콩)의 시험 횟수를 연 2회로 제한했다. 시험방식 또한 컴퓨터 기반 시험(CBT)에서 지필시험(PBT)으로 바꿨다. 이런 제약으로 적지 않은 대학생들이 매달 한 번 GRE가 치러지는 일본으로 가 ‘원정시험’을 보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올해부턴 이런 GRE 원정시험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올 8월부터 세계적으로 개정 GRE가 도입되면서 국내에서의 응시횟수가 월 2회로 크게 늘어나기 때문. 또 PBT 방식의 시험이 폐지되고 CBT 방식으로만 치러진다.
페인 부사장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정 GRE 도입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개정 GRE의 변화내용을 알리기 위해 직접 한국을 찾았다.
개정 GRE는 기존 시험과 전체적인 난도에선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 출제유형과 180도 달라진 문제가 다수 등장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가장 큰 변화는 언어능력 시험에서 반의어와 유추 문제가 제외되는 대신, 현실적인 상황의 독해와 논리력을 평가하는 문제가 새로 포함된 것. 예를 들어 하나의 지문에서 ‘문맥에 어울리지 않는 문장을 찾아 표시하라’는 식의 문제가 다수 출제된다. 반면 특정 단어에 대해 ‘다음 보기 중 이 단어의 동의어(혹은 반의어)를 고르라’는 기존의 4지선다 방식 문제는 출제되지 않는다. 단순 어휘력을 측정하는 것에서 벗어나 문맥 속에서 단어의 의미를 찾아내는 능력을 측정한다는 취지다.
페인 부사장은 “바뀐 시험에서는 대다수 시험문제가 단어가 아닌 지문 위주로 출제되기 때문에 한 번 시험을 치른 학생이 시험에 나온 단어를 기억했다가 이를 인터넷 게시판 등에 올려 문제가 유출되었던 과거 시험방식의 위험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는 “개정 시험에서는 ‘대학원 진학 후 교육과정을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는가’를 더욱 면밀히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이런 이유로 현실적인 상황을 예시로 한 독해문제 등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다수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올해 8월 6일 처음 시행되는 개정 GRE는 다음 달 15일부터 등록이 가능하다. ETS는 8, 9월 시험응시자를 대상으로 응시료의 50%를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