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형··· 회사의 적립금 받아 개인이 운용 결정 고수익 고위험 실적배당형은 잘 판단해야
DB형··· 퇴직후 받을 금액 정해진 확정급여형 승진 또는 임금상승 가능성 클 때 선택
그래픽 이고운 leegoun@donga.com
○임금상승률 낮거나 연봉제 직장인이라면 DC형이 유리
지난해 말 현재 금융회사에 가입된 퇴직연금 적립금은 29조1472억 원. 2008년 11월 5조 원을 넘어선 퇴직연금 적립금은 2009년 11월 10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1년여 만에 30조 원 경신을 눈앞에 둘 정도로 증가 속도가 빠르다.
퇴직연금은 크게 DB형(전체 시장의 72%)과 DC형으로 나뉜다. DB형은 가입시점에 퇴직 후 받는 돈이 정해진다. 퇴직연금 총액은 기존 퇴직금처럼 퇴직 전 마지막 1년간의 월평균 급여에 근속연수를 곱해 산정된다. 운용을 잘못해 손실이 나도 회사가 책임지며 적립금의 60%를 금융회사에 맡기기 때문에 회사가 망하면 퇴직금의 60%만 받을 수 있다.
또 DB형은 퇴직 때까지 자금 인출이 불가능한 반면 DC형은 무주택자 주택 구입, 장기요양 같은 사유가 있으면 중도 인출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추가로 돈을 더 넣을 수 있고 추가 납입금에 대해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승진할 기회가 많고 높은 임금 상승이 예상되는 직장인들은 DB형을 고르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반면 정년이 가까운 직원이나 근속연수가 짧고 이직이 잦은 근로자, 연봉제로 퇴직금이 중간정산되는 사람들은 DC형이 유리하다. 월급이 많이 오르는 낮은 연차 때 DB형을 택했다가 연차가 높아져 임금 상승이 줄어들 때 DC형으로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수익 추구한다면 앞으로 주식형 퇴직연금 펀드 투자도 가능
DC형에 가입한 직장인들은 정기예금과 같은 원리금보장형 상품과 펀드 같은 실적배당형 상품 가운데 운용방식을 골라야 한다. 원금보장형 상품은 예·적금, 금리확정 및 연동형 보험, 원금보장 주가연계증권(ELS) 등이 있는데 원금이 보장되고 정해진 이자를 받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반면 실적배당형 상품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그만큼 손실을 볼 위험이 크다. 전문가들은 “은퇴가 임박한 근로자라면 갑자기 주가가 폭락할 때를 대비해 주식 편입 비중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아직 퇴직까지 많이 남은 젊은 직장인이라면 위험자산 비중을 높여 물가상승률보다 수익을 높이는 것도 좋다”고 강조한다.
앞으로 퇴직연금 펀드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DB형만 주식형펀드(주식 비중 60% 이상) 투자가 허용됐지만 상반기에 DC형도 주식형 및 주식형펀드 투자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투자에 자신이 있는 직장인이라면 주식형펀드 상품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월 16일 현재 주식형 퇴직연금 펀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29.99%로 채권형(4.38%), 주식혼합형(17.58%), 채권혼합형(12.07%) 등을 압도했다. KB자산운용의 ‘KB퇴직연금’(36.38%),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퇴직연금액티브’(34.25%), ‘신한BNPP퇴직연금가치’(33.50%) 등의 주식형펀드는 최근 1년간 30%를 웃도는 수익을 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