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채권단에 조정신청 “실사과정서 우발채무 발견”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실사 과정에서 우발채무가 발견됐다며 채권단에 인수대금 조정을 요구했다. 우발채무는 현재는 채무가 아니지만 언제든지 채무가 될 수 있는 잠재적 채무를 뜻한다.
21일 현대차그룹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가격을 입찰가 5조1000억 원보다 1500억 원 낮은 4조9500억 원으로 조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인수대금조정신청서를 채권단에 제출했다.
현대차그룹이 채권단과 맺은 양해각서(MOU)에 따르면 양측은 입찰금액의 3%(1530억 원) 내에서 인수대금을 조정할 수 있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이 수정 제시한 금액은 MOU에서 정한 제한 폭에 육박하는 가격이다.
채권단이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가격 조정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우발채무는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우발채무로 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통상 인수하는 쪽에서는 가격을 깎기 위해 우발채무를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21일부터 채권단과 가격 협상에 착수해 25일까지 최종 인수대금에 합의하겠다는 계획이다. 협상이 지연되면 최대 3영업일을 연장해 추가 협상할 수 있다. 협상이 마무리되면 채권단은 이르면 이달 안에 주주협의회의 동의 절차를 거쳐 현대차그룹과 최종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