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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인수가격 1500억 깎아달라”

입력 | 2011-02-22 03:00:00

현대차, 채권단에 조정신청 “실사과정서 우발채무 발견”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실사 과정에서 우발채무가 발견됐다며 채권단에 인수대금 조정을 요구했다. 우발채무는 현재는 채무가 아니지만 언제든지 채무가 될 수 있는 잠재적 채무를 뜻한다.

21일 현대차그룹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가격을 입찰가 5조1000억 원보다 1500억 원 낮은 4조9500억 원으로 조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인수대금조정신청서를 채권단에 제출했다.

현대차그룹이 채권단과 맺은 양해각서(MOU)에 따르면 양측은 입찰금액의 3%(1530억 원) 내에서 인수대금을 조정할 수 있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이 수정 제시한 금액은 MOU에서 정한 제한 폭에 육박하는 가격이다.

현대차그룹은 우발채무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그룹 관계자는 “액수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우발채무 때문에 인수를 포기하거나 채권단과 갈등을 빚을 정도는 아니다”며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협상과 본계약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이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가격 조정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우발채무는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우발채무로 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통상 인수하는 쪽에서는 가격을 깎기 위해 우발채무를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21일부터 채권단과 가격 협상에 착수해 25일까지 최종 인수대금에 합의하겠다는 계획이다. 협상이 지연되면 최대 3영업일을 연장해 추가 협상할 수 있다. 협상이 마무리되면 채권단은 이르면 이달 안에 주주협의회의 동의 절차를 거쳐 현대차그룹과 최종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