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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리비아]‘42년 철옹성’ 카다피도 무너지나

입력 | 2011-02-22 03:00:00

리비아 시위대 제2도시 벵가지 장악… 軍일부도 반기




20일(현지 시간)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가 시위대의 수중에 떨어지고 그동안 ‘무풍지대’였던 수도 트리폴리로까지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면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또 정권 유지의 버팀목이던 군 일부가 시위대에 가담하고 해외 주재 리비아 고위 외교관들이 시위 지지 입장을 밝히는 등 정부 내 이탈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 42년 장기독재가 막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카다피 국가원수의 차남이자 유력한 후계자로 알려진 사이프 알이슬람은 21일 오전 1시 관영 TV를 통해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리비아는 튀니지나 이집트가 아니다”라며 “반정부 시위가 계속될 경우 리비아가 내전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그는 “군은 여전히 카다피 원수의 편”이라며 “우리는 마지막 한 사람, 마지막 총알이 남을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은 카다피 정권을 떠받치는 인민위원회를 비롯해 내무부, 국영 TV 및 라디오 방송국, 경찰서 등 트리폴리 내 정부 건물들이 불길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인권단체 국제인권연합은 “벵가지를 비롯해 몇몇 도시가 반정부 시위대에 장악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카다피 원수가 이미 베네수엘라로 출국했다고 보도했으나 알이슬람은 이날 연설에서 “아버지는 트리폴리에서 (반정부 시위대와의) 싸움을 지휘하고 있다”며 출국설을 부인했다.

한편 20일 오후 11시경 트리폴리에서 30km 떨어진 국내 건설업체 공사 현장에 500여 명의 현지 주민이 난입해 근로자들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한국인 3명이 부상했다고 외교통상부가 21일 밝혔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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