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들 잇따라 증자 발표… 고객들 불안 달래기 큰 몫
저축은행의 잇따른 영업정지로 촉발된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가 빠른 속도로 진정 국면에 들어가고 있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체 105개 저축은행 가운데 영업이 정지된 7곳을 제외한 98곳의 이날 예금 인출액은 약 2200억 원으로 전날의 4900억 원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부산 및 부산2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고객들의 불안감이 큰 부산지역 10개 저축은행의 인출액도 전날 900억 원에서 이날 360억 원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저축은행 대주주들이 잇달아 증자 계획을 발표한 것도 예금주의 불안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새누리저축은행은 21일 대주주인 한화그룹으로부터 226억 원의 예금을 받은 데 이어 22일 3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예금주의 인출 수요가 크게 줄었다. 우리저축은행도 이날 경남은행으로부터 504억 원을 수혈받은 데 이어 대주주인 우신종합건설이 120억∼2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보해저축은행은 대주주인 보해양조가 8일 320억 원의 유상증자를 했고 다음 달까지 740억 원을 추가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22일 목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목포·전남지역 저축은행 예금자 및 기업·서민 금융지원 대책회의’에 참석해 “보해저축은행의 자구노력이 성공하면 영업정지 기간이라도 영업 재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한나라당은 저축은행 구조조정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예금보험기금 내 공동계정을 신설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예보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으며, 민주당 등 야당이 개정안 상정에 반대하면 그동안 합의했던 의사일정 관련 약속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별도의 계정을 만들 경우 다른 금융권에 부담을 주거나 추가 부실화의 우려가 있다며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