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물원서 48세로 숨져… 인공수정 추진 결과 주목
1968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온 고리롱은 서울동물원의 전신인 ‘창경원’ 시절부터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서울동물원에서 사는 동물 중 갈라파고스 코끼리 거북이(106세) 다음으로 나이가 많았다.
고리롱은 2세를 남기지 못하고 떠났다. 1968년 고리롱과 함께 창경원에 들어온 암컷 ‘고리나’가 5년 후 세상을 떠나자 고리롱은 10년 넘게 혼자서 지냈다. 그 후 1984년 암컷 롤런드고릴라(1978년생) 한 마리가 새로 들어왔다. 동물원은 암컷에게 죽은 첫 짝의 이름 고리나를 그대로 붙여줬다. 하지만 몸집이 크고 난폭해 둘은 각방을 써야 했다.
동물원은 고리롱의 고환 속 남은 정자를 이용한 인공수정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동물원 관계자는 “인공수정 확률은 현재로선 희박한 편”이라며 “국제 멸종위기종이라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 오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동물원은 고리롱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다음 달 말까지 축제 및 행사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48세 최고령 고릴라 ‘고리롱’ 끝내 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