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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est]쌍용차 ‘코란도C’

입력 | 2011-02-25 03:00:00

시속 120km에도 실내 조용… 눈길 사로잡을 ‘비장의 무기’는 안보여




2005년 9월에 단종됐다가 6년 만에 완전히 바뀐 모델로 부활한 ‘코란도C’. 쌍용자동차 제공

쌍용자동차가 22, 23일 제주도에서 개최한 ‘코란도C’ 시승행사에 130여 명의 내외신 기자가 참석했다. 1월 부산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신형 ‘그랜저’ 시승 행사 때보다 2배 정도 많은 인원이다. 기자들이 코란도C에 이렇게 관심이 많은 이유는 이 차가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의 운명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코란도C 디자인에 대해서는 시승회에 참석한 기자의 성별에 따라 반응이 엇갈렸다. 남성들은 무난하다는 평가가 많았던 반면 여성들은 아쉽다는 반응이었다. 쌍용차가 ‘정통 SUV를 원하는 20, 30대 남성’을 주요 고객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다행스러운 반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실내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무난하다. 주행 가능 거리 등 필요한 기능이 간결하게 표시된 슈퍼비전 클러스터 계기판이나 센터페시아 중앙에 자리 잡은 터치스크린 방식의 7인치 내비게이션 모니터 등은 국내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켜 주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다만 실내 대부분이 값싼 느낌의 플라스틱 재질로 덮여 있는 점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쌍용차가 달라졌다는 인상을 주려면 다른 부분에서 비용을 절감하더라도 손길이 닿고, 시선이 머무는 부분은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도록 마무리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디젤엔진 특유의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예전의 쌍용차에 비해서는 상당히 개선됐고 기아자동차 ‘스포티지R’와 비교해도 시끄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시속 120km 정도까지 속도를 내도 이야기를 나누는데 무리가 없다. 엔진후드와 엔진격벽 등에 소음을 차단하는 흡차음재를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쌍용차 측의 설명이다.

변속기는 6단 수동변속기가 기본이고 6단 자동변속기는 선택품목이다. 시승한 차량은 6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가 있었다. 시속 100km 정도까지는 2000rpm 부근에서 변속이 이뤄졌다. 변속 충격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고 변속도 적당한 때 이뤄진다고 할 수 있다.

출발할 때 다소 굼뜬 느낌이 들지만 전체적인 응답성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다만 차체가 높아 커브를 돌 때 다소 불안정한 느낌이 들었다.

코란도C의 주행성능이나 디자인, 편의장치 등은 기아자동차 ‘스포티지R’나 현대자동차 ‘투싼iX’와 충분히 경쟁할 만한 수준이다. 다만 현대, 기아차에 미치지 못하는 브랜드 파워를 극복할 수 있는, 코란도C만이 가진 ‘비장의 무기’가 없는 점은 쌍용차가 풀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서귀포=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