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개 중앙기관 중 16곳 별도로 안둬… 비전문인력이 업무 겸임
與野의원들 ‘어설픈 국정원’ 대책 논의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박기춘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이군현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왼쪽부터)가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보위원회 개최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국회 정보위는 국가정보원 직원들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 사건과 관련해 3월 4일 전체회의를 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맹 장관은 국가 비상대비체계를 점검하면서 “비상대비업무담당자들은 국가비상 사태가 발생했을 때 가장 앞서 대응하는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다. 국가기반시설의 방호 태세를 구축하는 데 온 힘을 다해 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가비상 사태 발생 시 최일선에서 대응해야 할 대통령실과 국방부조차 비상계획관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한기호 의원이 24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44개 중앙부처 중 16개 부처가 비상대비업무 전담 인력을 별도로 두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담기구가 설치돼 있는 부처는 기획재정부 법무부 등 17개에 그쳤다.
지방자치단체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과 제주도를 제외한 14개 시도가 비상계획관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다.
비상대비업무담당자는 충무계획, 비상대비교육 등 전쟁에 대비하는 업무뿐 아니라 재난과 안전업무도 총괄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전담 인력이 없는 부처에서는 주로 운영지원과에서 비상대비업무를 겸임하고 있지만 이는 전문성과 군사지식을 가진 사람을 임용해야 한다는 훈령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한기호 의원은 “국가비상사태를 책임져야 할 부처조차 비상대비업무 전담 인력이 없는 것은 안일한 안보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비상대비업무담당자를 위기관리조정관으로 이름을 바꾸고 구제역, 폭설, 폭우 등 천재지변이 발생했을 때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비상대비업무담당자 ::
국가 비상사태 발생 시 정부기관에서 동원 등 신속한 비상대비 전환태세 준비를 위한 업무를 전담하는 요원. 흔히 비상계획관으로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