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레바논行 불발… 3男 “아버지, 새체제 빅파더로 남을 것”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운명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이면서 딸이 해외 망명을 시도하려는 정황이 전해지는 등 카다피 원수 가족의 행방이 초미의 관심사다.
알자지라 방송은 23일 카다피 원수의 외동딸 아이샤를 태운 리비아 비행기가 몰타 국제공항에 착륙하려다 허가가 나지 않아 리비아로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당시 주몰타 리비아대사가 비행기 착륙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협상에 참여했고 이 자리에서 카다피 원수의 딸이 타고 있음을 확인해줬다는 것이다. 방송은 “승무원에 따르면 비행기에 14명이 타고 있었으며 비행기는 연료가 부족하다며 공항 상공을 선회했다”고 전했다. 몰타 정부는 “누가 타고 있든 예정된 비행이 아니었기 때문에 착륙을 불허했다”고 밝혔다. 반면 아이샤는 리비아 국영방송에 나와 “나는 계속 리비아에 있다”고 주장하며 관련 보도를 거부했다.
이에 앞서 22일 카다피 원수의 며느리를 태운 개인용 제트기가 레바논 베이루트 국제공항에 착륙하려 했으나 거부됐다고 ‘레바논의 소리’ 라디오 방송이 보도했다. 이 비행기에는 카다피 원수의 5남 한니발의 부인과 다른 가족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 소식통은 리비아 측이 탑승자 10명의 신원을 밝히기를 거부해 착륙을 불허했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지 인터넷판은 23일 카다피 원수의 아내와 딸, 사위와 손자가 알려지지 않은 목적지로 떠났다고 보도했으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