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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해외마케팅 주력해 활로 뚫겠다”

입력 | 2011-02-25 03:00:00

코리아그랑프리 조직위원장 ‘박준영’ 전남도지사




전남도청 제공

하늘과 땅을 진동시키는 750마력 자동차들의 기계음. 포뮬러원(F1) 대회의 고막을 찢는 듯한 굉음과 광란적인 스피드의 향연은 전 세계에 걸쳐 6억 명 이상의 팬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최초의 F1 대회인 2010 코리아 그랑프리는 기대 이하의 성과를 냈다. 운영은 혼선을 빚었고 막대한 적자를 기록했다.

비판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대회 조직위원장인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직접 팔을 걷고 나섰다. 박 지사는 지난 대회 운영을 맡겼던 KAVO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대회의 실질적인 운영과 마케팅을 전남도가 직접 챙기는 형식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3월 2일 2011 코리아 그랑프리의 론칭 행사를 앞두고 무안 전남도청에서 만난 박 지사는 “지난 대회는 운영상으로는 실패”였다고 말했다. 경기장 건설비용이 예정보다 1000억 원가량 늘어나 총 4000억 원대에 이르렀다. 지난 한 해에만 800억 원의 운영비를 쓰고 400억 원의 적자가 났다. 인근 도로 등 도시 기반 사업비용까지 포함하면 1조 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갔다는 것이 전남도의 추산. 최근 과잉 투자와 방만한 운영에 대한 감사원 감사까지 받았다.

대회 적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중계권료와 개최권료. 이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 대회 체질 개선의 핵심이다. 100억 원대에 이르는 중계권을 사왔지만 국내 방송사들이 F1 대회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이를 되사지 않아 적자폭이 커진 측면이 있다.

이에 대해 박 지사는 “F1 대회 사업을 주관하는 FOM 측과 협상 중이다”라고 밝혔다. “아직 F1 대회의 인기가 외국보다 못한 한국의 현실을 감안해 중계권료 등을 낮출 계획”이라고 했다. 또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 지난해 180억 원에 불과했던 티켓 판매액을 400억 원대 규모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박 지사는 “코리아 그랑프리 시청률이 스페인에서 49%를 기록하는 등 외국에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했다. 이 같은 해외 인지도를 국내외 방송사와 기업에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해외 시장을 노리는 글로벌 기업이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고 방송사의 중계가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적자의 상당 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F1 대회는 전남 일대 개발 프로젝트의 선도사업이다. 초기 투자비용 때문에 당분간 적자를 면치 못하겠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무안=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