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장방향 지구와 다를땐 전자장비 고장-정전될 수도
태양 표면에서 폭발이 일어나면 강란 X선과 플라스마 입자가 우주로 방출되는 태양폭풍이 발생한다. 태양폭풍이 갖고있는 자기장과 충돌할 때 자기장의 방향이 같으면 지구 자기장이 뒤로 밀려나면서 나침반이 흔들리거나 통신이 두절되기도 하지만 큰 피해는 일어나지 않는다.하지만 태양폭풍의 자기장 방향이 지구 자기장과 반대가 되면 충돌하면서 지구 자기장이 일그러지는 ‘지자기장 폭풍’이 일어난다. 자기장에 의해 전류의 방향이 바뀔 수 있어 존자장비가 오장동을 일으키거나 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
○ 태양폭풍, 자기장 방향이 피해 규모 결정
태양폭풍은 태양의 흑점이 폭발하며 표면에 있던 높은 에너지를 가진 플라스마 입자가 우주로 방출되는 현상이다. 태양폭풍이 지구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자기장 교란’이다.
지구는 자기장을 갖고 있다. 지구를 자석으로 생각하면 북쪽이 S극, 남쪽이 N극이다. 자기장은 N극에서 나와 S극으로 흐른다. 그런데 태양폭풍은 이 자기장에 영향을 준다. 태양폭풍 자체가 고유 자기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양폭풍의 자기장이 남쪽 방향이면 피해 규모가 달라진다. 지구의 자기장이 교란되는 ‘지자기장 폭풍’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현상은 2∼4일 지속되며 기존 자기장에 맞춰진 전자장비에 일대 혼란을 일으킨다. 전류가 반대로 흐르거나 더 많이 흘러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파손시키기도 한다. 김 연구원은 “1989년 발생한 태양폭풍은 캐나다 퀘벡 주 전체에 정전을 일으키고 자동차도 고장 냈다”고 말했다.
○ 인공위성 보호기술도 개발돼
이번 태양폭풍엔 인공위성도 멀쩡했다. 우리나라의 인공위성은 물론 해외에서도 피해 사례가 거의 없었다. 천용식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운용실장은 “최근 개발된 인공위성은 대부분 태양폭풍에 대비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며 “웬만큼 강력한 태양폭풍이 아니면 거의 피해를 입지 않는다”고 밝혔다.
태양폭풍이 인공위성에 주는 피해는 대개 ‘궤도 이탈’이다. 고도 3만 km에서 지구를 도는 정지궤도위성은 태양폭풍의 플라스마 입자를 직접 맞아 궤도에서 벗어난다. 고도 5000km 이하에서 도는 저궤도위성은 밀도가 높아진 공기에 밀려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천 실장은 “태양폭풍에 포함된 입자 때문에 저궤도위성 주변 공기의 밀도가 높아진다”며 “위성이 대기 입자와 많이 부딪치면 속도가 줄기 때문에 궤도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2013년 발생한다는 대규모 태양폭풍에 대해서도 국내 과학자들은 부정적이다. 김연한 연구원은 “2013년 태양의 흑점 수는 다른 태양활동 극대기에 비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자장비에 문제를 일으킬 정도의 피해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종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도 “사람도 다칠 수 있다는 식의 근거 없는 공포감을 조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도 “과거와 달리 전자장비의 의존도가 높은 현대인의 생활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호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wonc@donga.com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