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 지원 ‘미래상품’들
팔이나 다리를 구부릴 때 발생하는 물리적인 힘을 특수 제작한 옷을 이용해 전기로 바꿀 수 있다.일러스트레이션 박장규
현실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은 일에 과학자들이 도전하고 있다.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황당한 연구로 비칠 수 있지만 이러한 시도가 미래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성실 실패’를 인정하는 한국연구재단의 도움을 받아 ‘모험연구’에 뛰어들었다.
○ 몸이 발전기, 옷은 배터리
문제는 이렇게 긁어모은 에너지의 양이 너무 적다는 점이다. 사람 한 명이 압전소자나 열전소자가 들어 있는 옷을 입고 만들어 낼 수 있는 에너지는 20mW(밀리와트·1mW는 1000분의 1W)로 1W 전력을 소모하는 스마트폰 한 대를 작동시키기에도 부족한 양이다. 김 교수는 “전자기기의 전력 소모량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로 미래에는 정보기술(IT) 기기의 전원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옷에 저장한 에너지를 꺼내 쓰는 기술도 어려운 과제다. 김 교수는 “화학공학, 재료공학, 운동생리학, 의류학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연구하고 있다”며 “3년 뒤에는 특허를 내고 2020년에는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목걸이 정수기
조재원 광주과학기술원 교수팀이 개발한 정수장치. 내부에 들어가는 막과 펌프를 100분의 1 크기로 축소해 목에 걸 수 있는 휴대용 정수장치를 개발할 계획이다. 광주과학기술원 제공
조 교수는 이미 3년 전부터 케냐, 아이티 등 제3세계 국가에 정수 장치를 공급해왔다. 구멍이 수 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이하인 얇은 막으로 물속 불순물을 걸러내는 장치다. 발로 페달을 돌려 펌프를 작동시키기 때문에 전기가 없어도 문제가 없지만 소형 냉장고 크기다. 조 교수는 “정수 장치에 들어가는 막과 펌프의 크기를 100분의 1로 축소하면 목걸이 정수기를 개발할 수 있다”며 “막의 구멍이 미세해 보통사람들이 세척하기 어렵다는 문제만 해결하면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영혜 동아사이언스 기자 y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