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가인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월 25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2008년 7월 서울 장안동에서 벌어진 '성매매와의 전쟁', 기억하십니까. 당시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100여 개에 이르던 업소들이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요. 이세형 기자가 장안동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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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안마시술소 즉 성매매 업소들로 가득했던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거리에서는 더 이상 '안마'라는 글자가 적힌 간판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인터뷰) 성매매 업소 호객꾼
"사장님 어디 놀러오셨나요? 어디 노래방 가시는 거에요? 어디 안마 같은데 가세요?"
밤 9시 정도만 넘으면 장안동 거리에서 이런 호객꾼 이른바 삐끼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부 호객꾼들은 명함도 돌립니다.
이들은 장안동에서 성매매를 원하는 남성들을 면목동, 중곡동, 군자동 같이 자동차로 5분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안마 시술소와 모텔로 안내해서 성매매를 합니다.
(인터뷰) 성매매 업소 호객꾼
"면목동 50군데 중곡동 30군데, 군자동 20군데.. 다, 2, 3분 거리에요. 좌회전하면 금방이에요."
(인터뷰) 성매매 업소 호객꾼
" 연령대도 적고요. 저희는 옷 입은 상태에서 확인도 시켜드리고요. 이 동네 90%가 들어가면 옷부터 벗으라고 해요. 옷 벗은 상태에서 가운입고 있으면 싫어도 억지로 받거든요. 왜 그런지 아시죠? 옷 벗은 상태에서 아가씨 들어오면 마음이 약해지고, 옷 입기도 귀찮아지고.. 뚱뚱한 애 없고요. 황제의자, 스타킹 풀코스로 15만원이고요. 시간 1시간 꼭 지켜드리고요. 스타킹 같은 건 테마식으로 여자애 보면서 찢고... 황제의자는..."
술을 한잔 한 사람들이 많아지는 밤 11시 이후에는 성매매를 원하는 남성들을 자동차에 태워 이동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장안동 거리에서 조차 성매매가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닙니다.
3년 전 안마 시술소들이 있던 자리에 들어선 룸살롱과 단란주점들에서 술을 마신 남성들과 접대부 여성들이 이른바 '2차'를 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2차 되요?"
(인터뷰) 룸살롱 관계자
"룸살롱은 다 되죠."
(인터뷰) 기자
"2차는 얼마에요?"
(인터뷰) 룸살롱 관계자
"현금 17, 카드 20만원."
2차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서 이루어지지도 않습니다. 장안동 거리에 있는 모텔에서 주로 이루어집니다.
한때 성매매 나아가 유흥가가 사라진 '조용한 거리'를 기대했던 주민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안동 주민
"삐끼 하는 사람들 좀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들어와서 막 마사지 받으라는 사람들 길거리에서 막 잡으니까... 운전하기가 무서워."
인근 지역으로 이동해서 성매매 하는 것을 부추기는 호객 행위와 룸살롱에서 이루어지는 성매매에 대해 경찰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호객꾼들과 룸살롱을 대상으로 단속도 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많습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
"(성매매와 호객꾼들을 찾아내는 데) 어려운 점이 있죠. 전에 보다는 많이 정화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모르게 하는 걸 저희가 추적을 해서 사복조를 투입해서 지금 단속을 하고 있습니다."
3년 전 경찰이 성매매 업소들을 대상으로 벌인 대대적인 단속으로 장안동 거리에서 안마 시술소는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장안동에선 여전히 변형된 형태로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성매매 청정 지역 장안동은 아직도 먼 이야기인 것으로 보입니다.
동아일보 이세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