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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메디치 가문의 창조 경영 리더십]미래의 꿈 함께 키울 사람 만들어라

입력 | 2011-02-26 03:00:00


라파엘로가 1517년에 그린 ‘교황 레오 10세와 메디치 가문의 추기경들’. 중앙에 앉아 있는 이가 교황 레오 10세로 ‘위대한 자’ 로렌초 데 메디치의 둘째 아들이다. 뒤에 서 있는 두 명의 추기경은 루이지 데 로시(왼쪽)와 줄리오 데 메디치(오른쪽)다. 줄리오 추기경은 이후 교황 클레멘트 7세로 등극한다. DBR DB

1494년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이 갑자기 몰락했다. ‘위대한 자’ 로렌초 데 메디치가 사망한 지 채 2년이 지나지 않아서 위기가 닥쳤다. 장남 피에로 데 메디치는 프랑스 군대가 이탈리아를 향해 진격하자 겁을 먹고 줄행랑을 쳤다. 권력의 공백을 틈타 피렌체 시민들은 폭동을 일으켰다. 증조부 코시모와 아버지 로렌초가 거액을 들여 수집한 고대 유물과 그들이 후원했던 15세기 르네상스 예술가들의 작품들은 성난 군중의 손에 넘어갔다. 피렌체 사람들은 이제 메디치 가문의 운이 다했다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23년이 지난 후,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초상화 작가로 명성을 날렸던 라파엘로가 작품 하나를 완성했다. 그 작품의 주인공들은 23년 전에 피렌체에서 쫓겨났던 메디치 가문의 사람들이었다. 이 작품이 바로 ‘교황 레오 10세와 메디치 가문의 추기경들’이다. 그림 속의 교황 레오 10세는 ‘위대한 자’ 로렌초 데 메디치의 둘째 아들로, 세속명은 줄리아노였다. 뒤에 서 있는 두 명의 추기경은 루이지 데 로시와 줄리오 데 메디치다. 줄리오 추기경은 장차 교황 클레멘트 7세로 등극한다. 절문의 위기까지 놓였던 메디치 가문은 어떻게 절망과 설움의 순간을 극복하고 교황을 배출한 이탈리아의 명문가로 다시 설 수 있게 됐을까? 사노라면 언젠가는 흐린 날을 한숨 속에 보내야 하는 슬럼프에 빠질 수 있다. DBR 75호(2011년 2월 15일자)는 메디치 가문이 설움과 절망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소개했다. 다음은 내용 요약.

○ 열여섯 살 소년 추기경에게 닥친 위기

탁월한 정치 감각을 가졌던 로렌초 데 메디치는 가문의 미래를 위해 장남과 차남을 유심히 지켜봤다. 대부분의 사람은 키가 작고 뚱뚱한 차남 조반니보다는 잘생기고 활달한 성격을 지닌 장남 피에로 데 메디치에게 더 큰 희망을 걸었다. 그러나 혜안을 가진 아버지는 차남에게 호감을 느꼈다. 장남 피에로가 건강한 신체를 가졌다면 차남 조반니는 명석한 두뇌를 가졌기 때문이다.

조반니는 열여섯 살이 되던 해 추기경에 등극했다. 하지만 이때 불행이 닥쳤다. 부친인 로렌초 데 메디치가 숨을 거뒀다. 설상가상으로 피렌체는 프랑스의 찰스 8세에게 점령당했고, 형 피에로가 이끌던 메디치 가문은 풍비박산이 나고 말았다. 아버지는 죽었고, 사돈이던 교황은 서거했다. 믿었던 형은 도망쳤고, 가문은 문을 닫았다. 조반니는 말이 로마의 추기경이지, 현직 교황이 목숨을 노리는 가련한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소년 추기경 조반니는 놀랍게도 이 절망과 설움의 순간을 서서히 극복해 간다. 그는 절망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언젠가는 자기 힘으로 메디치 가문의 영광을 부활시키리라는 소망을 간직한 채 한 가지 일에 몰두했다. 그것은 사람을 만드는 것이었다. 절망의 순간에 소년 추기경은 함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사람들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앞으로 교황에 선출되려면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 세상 속에 나가 권토중래 꿈을 키우다

우선 그 일을 같이할 동반자를 찾았다. 그는 어린 시절 함께 자란 사촌 줄리오를 찾아갔다. 조반니는 사촌 줄리오를 설득해 유럽 여행을 핑계로 은둔할 것을 제안한다. 사촌형의 제안을 줄리오는 기꺼이 받아들여 사촌형제의 긴 방랑이 시작됐다. 장차 교황이 될 이 두 명의 사촌형제는 10대 후반의 나이에 아무런 정치적 후원이나 교황청의 신임장 없이 이탈리아와 유럽을 돌아다니면서 조용히 미래를 도모한다. 절망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그들은 서로에 대한 우정과 믿음을 키웠다. 무엇보다 미래를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 세상살이의 이치를 배웠다.

피사를 떠난 그들은 메디치 가문에 우호적이었던 베네치아를 잠시 방문했고, 다시 알프스 산맥을 넘어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막시밀리안 1세를 알현했다. 메디치 가문의 똑똑한 두 젊은이에게 매료된 황제는 네덜란드 지역을 통치하고 있던 자신의 아들 필립 공에게 추천서를 써줬다. 장차 유럽을 이끌고 갈 젊은이들끼리 교류하면서 친분을 쌓으라는 배려였다.

조반니와 줄리오는 다음 교황으로 선출될 만한 인물을 찾아야 했다. 미래의 교황과 친분관계를 쌓는 일이 자신들의 미래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두 소년은 제노아에 은둔하던 줄리아노 델라 로베레 추기경을 만나러 갔다. 줄리아노 추기경은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젊은 추기경 조반니 데 메디치에게 완전히 매료됐다. 어릴 적부터 마상 창 경기와 사냥에 익숙했던 조반니 추기경은 역시 사냥을 좋아하던 줄리아노 추기경과 금방 친해졌다. 인문학적 소양이나 신학 지식과는 거리가 멀었던 줄리아노 추기경은 조반니 추기경의 깊이 있는 학문적 소양을 높이 평가했다.

줄리아노 추기경은 제노아에서 자신의 강력한 지지 세력을 얻게 됐고, 조반니 추기경은 다음 교황으로 선출될 만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물을 확보하게 됐다. 실제로 줄리아노 추기경은 장차 교황 율리우스 2세로 등극하게 되고, 조반니 추기경은 그 뒤를 이어 교황 레오 10세가 됐다. 그리고 두 추기경과 함께 말을 달리던 줄리오 역시 교황 클레멘트 7세로 선출된다.

메디치 가문은 이렇게 사회부연(死灰復燃·사그라진 재에서 불이 다시 살아남)과 권토중래(捲土重來·한 번 패배한 사람이 흙먼지를 날리며 다시 재기함)를 이루었다. 절망과 설움의 순간에도 좌절하지 않고 미래를 함께 도모할 사람을 만들며 때를 기다린 것이다. 좋은 날은 기다린다고 무조건 오지는 않는다. 좋은 날은 좋은 사람과 온다. 특별히 그 사람이 함께 설움과 절망을 견뎠다면, 언젠가는 그 좋은 사람과 함께 쨍하고 해 뜰 날을 맞이할 것이다.

김상근 연세대 신과대학 교수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75호(2011년 2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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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있는 리더십은 커뮤니케이션부터 다르다

▼ 진정성 커뮤니케이션


많은 리더는 부하 직원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재미있고 훌륭한 스토리 소재를 많이 갖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설사 발견한다 해도 이를 리더십 발휘에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곤 한다. 진정성 있는 리더가 되려면 자신의 삶에 대한 탐색을 통해 ‘내가 누구인가’부터 제대로 깨달아야 한다. 이런 통찰을 얻기 위한 좋은 방법이 바로 라이프 매핑(life mapping)이다. 라이프 매핑은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며 자신에게 의미가 있었던 이벤트들을 적고 그려보는 작업이다. 올바른 라이프 매핑을 하려면 몇 년도에 학교를 졸업하고, 몇 년도에 어떤 회사에 입사했다는 식으로 ‘삶의 연표’를 작성해선 안 된다. ‘살면서 내가 가장 성취감을 느꼈던 순간’ ‘가장 인상적이었던 만남’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극복 방법’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자신의 삶을 재구성해야 한다.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가 진정성 있는 리더가 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방법론을 제시한다.



5년 후 배터리 걱정 없는 스마트폰 나올까

▼ IBM의 Next Five in Five


모든 스마트폰 사용자는 배터리 방전을 걱정하지 않고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소망한다. 공상과학소설에나 나오는 얘기처럼 들리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일이 현실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BM은 현재와 같은 속도로 트랜지스터 및 배터리 기술이 발전한다면 5년 후에는 각종 전자기기 사용 가능 시간이 현재의 10배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많은 과학자는 무거운 리튬이온 배터리 대신 공기를 금속과 반응시켜 수명을 대폭 연장한 새로운 형태의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이 연구가 성공하면 전기자동차부터 모든 소비자용 기기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가볍고 강력한 충전용 배터리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3차원(3D) 화상통화 기술, 컴퓨터 열에너지를 가정의 냉난방에 이용하는 기술도 머지않은 미래에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남정태 한국IBM 전무가 급격한 기술 발달에 따라 인간의 삶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예측해 보았다.



신발 온라인 쇼핑몰 재포스, 왜 본사를 옮겼나

▼ Harvard Business Review


신발 전문 온라인 쇼핑몰인 재포스는 200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던 본사를 라스베이거스로 옮기는 파격을 시도했다. 콜센터 직원으로 채용할 역량 있는 고급 인력을 찾기 위해서였다. 샌프란시스코 근방에서는 헌신적이고 우수한 서비스 인력을 찾는 일이 무척 어려웠다. 콜센터 직원의 연봉으로는 물가가 비싼 대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생계를 유지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시 재포스의 콜센터 직원은 대부분 임시직이었다. 고객서비스가 핵심 경쟁력인 회사에서 역량 있는 서비스 인력을 보유하지 못하니 회사로선 고민이 컸다. 물론 미국 정보기술(IT) 업계의 본산인 샌프란시스코를 벗어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재포스는 결국 본사 이전을 결정했다. 과감한 결정은 성공으로 이어졌다. 토니 셰 재포스 최고경영자(CEO)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본사 이전 결정을 내린 이유와 후일담을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