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시즌 포스트시즌에서 고열투혼으로 롯데팬들의 심금을 울렸던 송승준. 불타는 승부욕의 그는 트윗인터뷰에서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달려갈 것을 선언했다. 스포츠동아DB
강민호:사인고집때 형이 양보하는 이유는?
승부처엔 내 생각보다 포수 믿고 OK!
그때마다 항상 좋은결과 있었잖아 ㅋ
@ssooo0613:작년 PS 부상투혼 기분은?
승부욕 강해 내 손으로 이기고 싶었죠
트위터와 이메일을 통해 팬들의 질문을 받고 캠프 현장에서 선수들의 답변을 받아 지면으로 옮기는‘릴레이 트윗 인터뷰’의 이번 주인공은 ‘롯데 에이스’송승준(31)이다.
장원준과 함께‘토종 원투펀치’를 구성할 그는 한국 프로야구 5년째인 올해 ‘고향팀 롯데’에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영광을 안기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트윗 인터뷰의 또다른 주인공이었던 포수 강민호도 질문에 동참했다. 강민호는 팔로워 수가 4000명에 육박하는 ‘파워 트위터리안’이다.
-작년 시즌, 제일 중요한 시기(포스트시즌)에 아픈 몸을 이끌고 마운드에 오르셨는데, 그 때 기분이 어떠셨는지요. 올시즌 목표도 궁금합니다.(@ssoo0613)
“2008년과 2009년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부진했기 때문에, 아픈 몸이었지만 제가 빠지면 팀 분위기에도 악영향을 줄 것 같아 꾹 참고 던졌어요. 승부욕이 강한 편이라 꼭 제 손으로 이기고 싶었어요. 항상 목표는 말 하지 않고 가슴 속으로 담아두는 편입니다.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우승하고, 페넌트레이스 1위 또는 2위를 할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된다면 개인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놀란 라이언 직구와 팀 웨이크필드 너클볼 중 하나를 고르라면 무엇을 택하고 싶으세요?(@PTODAK)
“당연히 라이언의 불같은 강속구에요. 저도 한 때 150km가 훨씬 넘는 볼을 던졌으니까요. 2004년인가, 몬트리올 트리플 A 팀에 있을 때 손목이 부러진 뒤 그런 볼을 다시 던지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 제 볼을 보면 어쩐지 답답하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그래서 전 라이언의 강속구를 택하겠습니다.”
“저도 추신수 선수처럼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2% 부족해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지금도 그런 마음이 있고, 언젠가 기회 닿으면 다시 도전하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그렇지만 지금도 행복합니다. 내 고향 팀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고, 부산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을 받고 던질 수 있다는 것이 좋아요.”
“사랑하는 아내도 만났고, 깨물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도 얻었고요.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뛰고 있습니다. 제 팬이시라면 메이저리거가 되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지금 롯데 소속 선수로서 롯데에서 더 좋은 성적 거두고, 우승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근 4년간 승수는 매년 늘어났지만 방어율은 2007∼2008년 3점대였고, 지난해까지 최근 2년간은 4점대였는데, 방어율을 낮출 방법은 무엇인가요?(@vocalise777)
“2007년, 2008년에는 그나마 꾸준했고, 2009년과 지난해에는 기복이 심했던 게 그와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일 거예요. 3연속 완봉도 하곤 했지만 최근 2년 동안은 서너 경기에서 7,8점씩 주고 무너지면서 방어율이 높아졌으니까요. 이제 8이닝 무실점보다는 6이닝을 던지더라도 꾸준히 2점으로 막는 방법을 찾을 겁니다. 욕심내지 않고 준비를 열심히 하겠습니다.”
“우리 동료들 모두를 믿습니다. 누가 나오더라도 믿음직스럽다고 생각해요. 반드시 꼭 한명을 뽑으라고 하시면, 제 친구인 (김)사율이를 뽑겠습니다. (다른 선수들이 섭섭해하지 않겠느냐고 추가로 묻자) 동료들도 워낙 저랑 사율이랑 친한 줄 알고 있어서 이해해 줄 겁니다. 제가 나오는 게임에 이왕이면 사율이가 마무리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팔이나 어깨 관리 노하우가 알고 싶습니다. 보양식은 뭘 드시는지도 말씀해주세요.(@dewhwang)
“특별히 하는 건 없습니다. 다른 선수들처럼 보강운동을 하고 러닝도 열심히 하는 것 뿐이에요. 선천적으로 부모님께 좋은 몸을 잘 물려받았다고 생각해요. 감사드리지요. 보양식은, 어머님께서 장어와 홍삼을 챙겨주시고 장모님께서 고단백이라고 번데기를 갈아주시는데 자주 먹습니다.”
-“형, 저 (강)민호에요. 놀라셨죠? 저도 트윗인터뷰 했는데, 형도 하신다고 하길래 질문 드리려고요. 가끔 제가 사인을 내면 처음에는 고개를 저으시다가 제가 계속 고집을 피우면 못 이기는 척 하고 따라오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 때 어떤 마음이신지도 궁금해요.” (@lotte0047)
“깜짝 놀랐다, 하하. 네가 그렇게 고집을 피울 때는 주자가 있고 중요한 상황이잖아. 나도 내 생각이 있어 두세번 고개를 젓다가 네가 손가락에 바짝 힘 주고 강력하게 사인을 낼 땐 너를 따라가지. 순간적으로 네가 나보다 타자들을 더 많이 알겠지 하는 믿음을 갖고 따라가는 거야. 민호가 확신이랄까, 믿는 구석이 있다고 여기는 거지. 네가 고집을 피우고 내가 따라갔을 땐, 항상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아. 가끔 결과가 안 좋았던 건 네가 원하는 곳에 내가 볼을 던지지 못했을 때였잖아. 고맙다, 민호야. 그리고 올해 우리 더 잘 해보자.”
트윗 인터뷰는 팬들의 질문으로 만들어집니다
가모이케(일본 가고시마현)|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