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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경영Ⅱ]4000만 명의 소통채널 “우리는 모두 하나다”

입력 | 2011-02-28 03:00:00

SK텔레콤-KT, 소비자와 밀착해 나눔의 경영 실천




지난해 11월 KT 이석채 회장은 경기 성남시 중원구 ‘즐거운학교 지역아동센터’를 찾아 어린이들과 함께 내부 벽면을 도배했다. KT는 글로벌 정보기술 경쟁력은 어린이의 꿈에서 나온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지역아동센터 지원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KT 제공

《스위스에서 세계적인 경제학자, 기업인들이 모여 더 나은 세계를 위해 머리를 맞대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은 해마다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는 세계 100대 기업의 명단을 발표한다. 지난달 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 100대 기업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절반에 육박하는 46개 기업이 100년 이상 장수한 기업이라는 점이다. 이는 일시적인 유행이나 단기 실적에 집착하기보다는 사회에 공헌할 줄 알고 진정 소비자를 위하는 기업이 실제로도 오랫동안 사랑받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소비자들도 변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제품이 좋은지 나쁜지만 보는 게 아니라 그 회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지도 살핀다. 개발도상국 아동들을 착취해서 만든 제품은 아닌지, 이윤을 모조리 주주 주머니로만 챙겨가는 건 아닌지도 그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국내 기업들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이윤도 챙기는 ‘지속가능경영’에 관심을 두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국내 양대 통신사인 SK텔레콤과 KT는 소비자들의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어느 곳보다도 지속가능경영에 힘쓰고 있다. 두 회사에 가입한 고객 수는 4000만 명이 넘는다. 두 회사의 노력은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지수 월드(DJSI World)’에 편입되는 것으로 이어졌다. DJSI 월드는 전 세계 2500개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평가해 산업별 상위 10% 기업을 추리는 지수다.》
○SK텔레콤, “모두와 소통한다”


SK텔레콤의 자원봉사단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다문화가정과 취약계층 아동·청소년들을 초청, 함께 스케이트를 배우고 즐기는 시간을 보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소통’을 서비스하는 통신회사인 만큼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소비자, 시민단체 등과 대화창구를 만들고 소통을 중시하고 있다. 고객과 조직 구성원, 비즈니스 파트너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그룹별로 주기적인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함으로써 회사와 이해관계자 모두의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것. 특히 회사의 경영활동에 비판적인 비정부기구(NGO) 시민단체와도 간담회를 열어 회사의 방침을 설명하고 회사의 경영활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2006년부터 내놓고 있는 지속가능보고서도 고객, 주주, 구성원, 투자자, 비즈니스 파트너 등 이해관계자의 관점에서 경영활동 성과를 담아 작성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친환경 경영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기업 내부에서 지속가능경영을 추진하는 ‘기업시민위원회’에서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환경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온실가스의 총배출량 통계를 발표했다. 덕분에 지난해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arbon Disclosure Project·CDP) 한국위원회가 선정한 기후변화 대응 이동통신분야 우수기업에 뽑혔다.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 협약인 유엔 글로벌 콤팩트에도 가입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유엔 글로벌 콤팩트 이사회에 아시아를 대표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챔피언’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이사회는 세계 5000여 기업과 단체 가운데 유엔 글로벌 콤팩트가 지정한 10대 원칙을 이행하는 데 공을 세운 기업인, 시민단체와 노동단체 관계자 21명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에는 지속가능경영 관련 최대 이슈인 사회적 책임의 국제표준 ‘ISO 26000’에 맞춰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과정과 사회공헌활동 등 기존의 정책들을 조정할 계획이다.

○KT, “파트너와 함께 성장한다”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사옥에서 열린 어르신 휴대전화 활용능력 경진대회 ‘이음 페스티벌’에 참여한 중장년들의 모습. 이들은 SK텔레콤이 세대 격차를 줄이기 위해 2007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문자메시지, 사진찍기 등 휴대전화 활용 교육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친 졸업생들이다. SK텔레콤 제공

KT는 최근 동반성장에 무게중심을 두고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해 상생경영을 위해 ‘3불(不) 정책’을 대내외에 발표했다.

첫째는 중소기업의 자원이 KT로 인해 낭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과거에 협력사가 KT의 구매 수요를 예측할 수 없어 생산을 과하게 해 재고에 부담을 겪는 것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정책이다. 이를 위해 KT는 수요 예보제를 실시했다. 두 번째는 기술개발 아이디어를 가로채지 않는 것이다. KT는 협력사의 아이디어 보호를 위해 비밀유지 계약을 맺고, 이를 어긴 내부 직원은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 3불 정책의 마지막으로는 중소기업과 경쟁 환경을 조성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시장을 잠식하지 않고, 함께 시장을 키워나가며 ‘윈윈’하겠다는 다짐이 포함돼 있다.

정보기술(IT) 지식을 나누는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2007년부터 IT를 잘 모르는 다문화 가정, 중소상인 등에게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IT교육을 진행하는 IT 서포터즈 활동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스마트폰 교육까지 확대했다.

KT는 올해에는 고객 만족에 회사의 온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고객을 위해 발로 뛴다는 목표아래 고객의 소리를 상품 개선에 반영하고, 고객 불만의 여지를 없애기 위한 고객 참여형 ‘무결점 상품 출시 프로세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2010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보고서에서 “KT는 더 편리하고 재미있는 세상을 만드는 즐거운 혁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나눔의 철학을 실천하는 건강한 기업의 완성을 통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컨버전스 리더의 꿈을 향해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