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 열쇠는 한배 탔다는 공동체 의식”
주희춘씨
주 씨의 논문은 조선시대 서남해안에서 벌어진 각종 표류사건을 다룬 ‘한국의 해양 표류사건에서 보이는 리더십의 중요성 연구’. 그는 “우리 사회는 표류와 비슷한 위기를 맞고 있다”며 “표류상황에서 발현된 선조들의 리더십을 분석해 활용한다면 요즘의 위기를 풀 열쇠가 되리라는 시각에서 관심을 두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강진 출신인 주 씨는 “다도해와 서남해안은 물길이 교차하고 계절풍의 변화도 심한 데다 생필품과 진상품 운반선이 많아 표류사건이 빈번했다”고 지리적 배경도 덧붙였다.
논문은 최부(崔簿·1454∼1504), 헨드릭 하멜(네덜란드 선원·1630∼1692), 장한철(張漢喆·1744∼?) 등 3명을 다뤘다. 조선조 관리 최부는 1488년 1월 제주도에 파견됐다 추자도 인근에서 태풍을 만나 15일 동안 표류하다 중국 저장(浙江) 성 닝보(寧波) 부근에 도착해 목숨을 건지고 그 후 조선으로 돌아오는 과정까지를 적은 ‘표해록(漂海錄)’을 펴냈다.
주 씨는 “위기를 타개할 가장 기본적 조건은 한 배를 타고 있다는 공동체 의식”이라며 “카리스마와 낙관적 사고, 위기 해소를 위한 관리능력으로 조직원들을 결속시키는 것이 표류 리더십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