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 비슷해 착각 쉬워… 치료 전 정밀진단 필수
《일교차가 커지는 요즘 ‘진짜’ 같은 ‘가짜’ 질환 탓에 애를 먹는 사람이 늘고 있다. 큰 병인가 의심했다가 진단 결과를 보고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드는 것이 가성질환이다. 가성통풍, 가성근시, 가성고혈압이 그런 예다. 겨울철에 운동을 하지 않다가 이런 질환이 나타나면 진짜 질환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가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는 진짜 질환과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가짜 질환에 엉뚱한 치료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
그런데 술도 마시지 않은 60대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때가 있다. 가성통풍은 요산이 아닌 칼슘 결정체가 관절 마디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 60대 이후에 주로 발견된다. 가성통풍의 뚜렷한 발병 원인을 찾기는 어렵지만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거나 부갑상샘 기능항진증이 있는 환자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정새롬 일산 튼튼병원 관절센터 원장은 “퇴행성관절염이 있는 경우에는 연골이 손상되면서 관절 공간에 칼슘이 쌓여 가성통풍이 생긴다”면서 “부갑상샘기능항진증도 혈중 칼슘농도를 높이기 때문에 가성통풍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고혈압 환절기에 혈압에 민감한 노인들은 최고혈압과 최저혈압이 달라지면 깜짝 놀라기도 한다. 정확한 혈압 측정을 방해하는 증상이 바로 가성고혈압이다. 가성고혈압은 고혈압이 아닌데, 실제보다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현상이다.
나이가 들면 혈관은 탄력을 잃고 점점 딱딱해진다. 위팔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혈압계의 압박대로도 잘 눌려지지 않는다. 이러면 혈압이 높게 나올 수 있다.
특히 고혈압 환자 중 약을 써도 혈압은 낮아지지 않고 어지러움 같은 부작용만 심해질 때, 가성고혈압일 가능성도 체크해봐야 한다.
정확한 혈압 측정을 위해서는 며칠 간격을 두고 세 번 이상 혈압을 측정해 보는 것이 좋다. 혈압을 잴 때는 앉아 있는 자세에서 심장 높이만큼 팔을 올려야 정확한 혈압이 나온다. 만약 식사를 했거나 커피를 마셨다면 한 시간 이상 지난 뒤에, 또 담배를 피웠다면 15분 이상 지난 뒤 재도록 한다. 노인들은 평소 염분 섭취에 따른 혈압의 변화가 젊은이보다 민감하기 때문에 소금의 양을 줄인 저염 식품을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혈압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김상준 서울안과 원장은 “가성근시 여부를 정확히 판별하기 위해선 수축된 눈 모양체 근육을 이완해주는 조절마비제를 넣은 뒤 검사해야 가성근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면서 “가성근시라면 1개월에 한 번 정도 안과를 방문해 조절마비제를 적절히 투여해 눈 근육의 경련을 풀어주면 일시적인 근시 증상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평소 어두운 곳에서 작은 화면에 보이는 작은 글씨나 움직이는 영상들을 볼 때에는 눈이 더 나빠질 수 있으므로 디지털기기는 반드시 밝은 곳에서 사용한다.
자세도 중요한 요인이다. 엎드리거나 누워서 게임기나 책을 가까이 들여다보면서 오랜 시간 집중하다 보면 조절근을 과도하게 쓰게 돼 눈이 피로해지면서 머리도 아프다.
컴퓨터 화면이나 책을 볼 때 30∼40분 눈을 집중하면 10∼20분은 쉬는 것이 좋다. 컴퓨터 사용시간은 1시간을 넘지 말아야 한다. 또 모니터와 눈의 간격을 최소 30cm 이상 두어야 가성근시를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