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대형마트도, 돼지 사육농가도 아닌데 매년 삼겹살데이를 손꼽아 기다리는 업체가 있습니다. 바로 온라인 서점입니다. 온라인 서점이 왜 삼겹살데이를 기다리느냐고요? 이날이 온라인 서점의 연중 최대 대목이기 때문입니다.
3월 달력을 한번 볼까요? 아시다시피 2일은 각급 학교의 입학식과 개학이 집중된 날입니다. 온라인 서점 관계자는 이날 새 학기 수업에 쓸 교재나 참고서를 확인한 학생 고객들이 다음 날인 3일 무더기로 책을 주문하곤 한다고 설명합니다.
공휴일인 3·1절도 삼겹살데이 온라인 서점 매출 증대의 숨은 공신입니다. 통상 온라인몰은 공휴일에는 매출이 줄어들지만 하루 이틀 지난 뒤 다시 늘어난다고 합니다. 휴일 나들이나 휴식 등을 이유로 미뤄놓았던 주문을 휴일이 지난 다음 평일에 몰아서 하기 때문인데요, 특히 올해처럼 3·1절이 주중에 있으면 다음 날(2일)이나 그 다음 날(3일)로 이동하는 주문이 많아진다고 합니다.
대목을 앞둔 온라인 서점 직원들은 2월 말부터 비상근무를 시작했습니다. 한 명이라도 일손을 늘리려고 본사 직원이 물류센터에 급파되는가 하면 연장 근무는 다반사입니다. 매년 삼겹살데이에 대박을 이어가는 온라인 서점들이 올해는 고생한 직원을 위해 삼겹살 파티를 열어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렇게 하면 삼겹살데이에도 구제역 때문에 돼지고기 소비 감소를 걱정하는 축산농가의 시름을 조금은 덜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