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서 벌떡 일어나세요”… 무안군수 20마리 보내와
“세발낙지 드시고 빨리 일어나세요.” 2일 낮 12시 반경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중환자실.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던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58)이 입원 중인 병실에 임갑수 전남 무안군 서울사무소장이 스티로폼 상자를 들고 들어섰다. 상자에는 무안군 명물인 세발낙지 1접(20마리·10kg)이 들어 있었다. 임 소장은 서삼석 무안군수를 대신해 왔다며 상자를 석 선장에게 건넸다.
서 군수는 최근 의식을 회복한 석 선장이 인터뷰에서 회와 산낙지를 먹고 싶다고 하자 1일 망운면 개펄에서 잡은 세발낙지를 이날 오전 목포발 서울행 KTX 편으로 긴급 수송했다. 서 군수는 서신을 통해 “산낙지를 드시고 싶다는 선장님 말씀에 무안 세발낙지가 건강 회복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갓 잡은 낙지를 보내 드린다”며 “오뉴월 땡볕에 쓰러진 소도 산낙지를 먹으면 벌떡 일어날 정도로 효능이 있다”고 소개했다. 또 “기력을 회복해 무안군에 오시면 싱싱한 생선회와 세발낙지를 맘껏 대접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소장은 “석 선장께서 글을 읽고 웃으면서 눈인사를 건넸다”며 “석 선장 부인이 낙지를 보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퇴원하면 무안을 찾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