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A… 류현진 A+ ”
SK 김광현 동아일보 DB(왼쪽), 박경완(가운데), 한화 류현진(오른쪽)
그래서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SK 포수 박경완(사진)에게 누가 더 좋은 투수인지를 물어봤다. 자타 공인 최고 포수로 평가받는 박경완은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투수는 단연 류현진”이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 체인지업이 슬라이더보다 낫다
류현진의 필살기는 종(縱)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이다. 김광현은 횡(橫)으로 꺾이는 슬라이더를 주로 던진다. 박경완은 “‘직구+체인지업’ 조합과 ‘직구+슬라이더’ 조합을 비교하면 앞의 것이 타자 입장에서 더 어렵다. 특히 현진이의 체인지업은 속도까지 빨라 직구와 구분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체인지업 속도는 물론이고 떨어지는 각도까지 컨트롤할 줄 안다는 것이다.
직구와 슬라이더 등 2개 구종인 김광현에 비해 류현진은 직구와 체인지업을 비롯해 수준급의 커브와 슬라이더도 던진다. 박경완은 “광현이는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은 투구 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지만 현진이는 몸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이리저리 빠져나갈 줄 아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경기 운영에서도 류현진이 한발 앞선다는 의미다.
○ 발전 가능성은 김광현이 위
그러면 김광현도 체인지업을 던지면 되지 않을까. 사실 김광현은 지난해 체인지업과 포크볼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 하지만 타자에게 위협이 될 만한 구위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투구 밸런스가 흐트러지면서 기존의 장점마저 갉아 먹었다.
그는 “만약 광현이가 체인지업으로 10개 중 5, 6개만 마음먹은 곳에 던질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류현진을 넘어설 수 있다. 발전 가능성만 놓고 보자면 광현이에게 한 표를 던지고 싶다”고 했다.
류현진은 신인 시절 구대성(전 한화)으로부터 체인지업을 배웠다. 김광현은 여러 코치의 지도를 받았지만 손에 딱 맞는 새로운 구종을 습득하지 못했다. 박경완은 “류현진은 지금 당장 미국이나 일본으로 가더라도 통한다. 광현이도 해외 진출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체인지업을 배워야 한다. 마운드에서의 침착함에서도 류현진으로부터 많은 걸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