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부부가 그제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무릎 꿇고 통성기도를 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길자연 대표회장 목사가 기도회를 인도하던 중 갑자기 제안한 것이라 피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김윤옥 여사가 먼저 무릎을 꿇으면서 이 대통령의 허벅지를 찔렀고 이 대통령은 잠시 머뭇거리다 무릎을 꿇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 많은 참석자도 식탁 옆으로 나와 무릎을 꿇었다. 1968년 첫 모임 이래 박정희 등 모든 역대 대통령이 거의 매년 참석한 국가조찬기도회이지만 무릎 꿇고 기도한 것은 이 대통령이 처음이다.
▷개신교회 중에는 통성기도를 공식 예배에서 허용하지 않는 곳도 적지 않다. 통성기도를 받아들이는 교회라도 보통 앉아서 한다. 국가조찬기도회는 개신교가 주도하는 행사지만 순수한 예배와 달리 공식 의전의 성격이 강하다. 이런 자리에서 길 목사가 대통령 등 주요 정치인을 상대로 무릎을 꿇는 통성기도를 유도한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는 말이 나온다. 기독교 신자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혹은 다니던 교회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는 것이야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그러나 공개적인 장소에서는 신중했어야 한다. 이 대통령의 기도 사진이 나간 후 불교단체들이 즉각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