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인플레이션과 긴축 리스크로 주가는 5% 정도 하락했다. 그런데 이후 중동 사태가 불거졌다. 예상하지 못했던 ‘이벤트 리스크’였다. 유가 상승을 수반했기에 펀더멘털 리스크로 확산될 여지가 충분했다. 돌발 리스크로 주가는 추가로 100포인트 조정을 받았다. 당초 예상했던 미국시장의 주가 조정 가능성과 유럽 재정위기의 재부각 가능성이 시장에 전혀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는 거의 10% 정도 하락했다.
현 시점에서 두 가지 변수가 관건이다. 하나는 미국과 유럽에서 부정적 뉴스가 터져 나올 때 우리 시장의 반응이다. 다른 하나는 MENA(중동 및 북아프리카·Middle East and North Africa) 사태로 인한 유가 상승 지속 여부다. 미국시장의 주가 조정과 유럽 재정위기 재부각 가능성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중동사태로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다. 더 큰 글로벌 악재인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급등 이슈가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주가와 유가에 미치는 심리적 충격은 리비아 소요사태가 정점일 가능성이 높다. 카다피 정권의 극단적 선택과 유혈참사를 이미 목격한 상황에서 주변 국가의 소요사태가 리비아보다 심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카다피만큼 자국 국민을 무차별하게 공격하는 미치광이 통치자가 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부분은 주가와 유가가 이미 중동사태의 확산 가능성을 상당 폭 반영했다는 점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