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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구 기자의 킥오프]지역색 약한 프로축구 프로야구에서 배워라

입력 | 2011-03-07 03:00:00


FC 서울과 수원 삼성이 맞붙은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온통 붉은색과 푸른색 물결이었다. 안방 서울의 상징인 붉은 유니폼, 방문팀 수원을 대표하는 푸른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스탠드를 가득 메웠다. 역대 한 경기 최다 관중(6만747명·지난해 서울-성남전) 기록을 경신하지는 못했지만 5만1606명이 입장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서울과 수원이 만나면 팬들이 몰린다. 두 팀은 국내 최대 라이벌로 K리그 흥행의 쌍두마차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서울 vs 수원’을 빼면 이렇다할 라이벌이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K리그는 지역 프랜차이즈를 활성화하기 위해 팀명에 지자체명을 쓰지만 사실 지역화는 거의 안 됐다. 반면 지역 대신 기업명을 사용하는 프로야구는 지역색이 아주 강하다. 수도권(두산 LG 넥센)과 인천(SK), 영남(삼성 롯데), 호남(KIA), 충청(한화)으로 확실히 나뉘어 있고 팬들의 충성도가 높다. 정치적 지역감정은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야구판에서 나타나는 ‘지역감정’은 인기몰이의 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K리그도 ‘지역감정’이 필요하다. 잉글랜드나 스페인, 이탈리아 등 세계 최고의 리그는 모두 지역을 기반으로 발전했다. 특히 스페인 카탈루냐의 바르셀로나와 카스티야의 레알 마드리드는 역사적으로 ‘피의 전쟁’을 겪으며 세계 최고의 라이벌로 성장했다. 지역 라이벌 의식이 구단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졌고 축구 발전으로 승화된 것이다.

전문가들도 K리그의 지역화를 역설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K리그도 지역과 구단이 하나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K리그는 지역 고교야구에 기반을 두고 출발한 프로야구와 달리 태생적인 한계가 있었다. 구단이 지역 스타를 키우며 지역민과 하나가 되도록 하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젠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