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감각’전, 생활에 스며든 예술가적 발상들‘희망제조공장’전, 연극-음악과 만난 현대미술
융합적 사고를 예술적으로 풀어낸 사비나미술 관의 ‘다중감각’전에 선보인 레이 박의 홀로그 램 작품. 사비나미술관 제공
‘다중감각’전은 정신분석학, 건축, 생활과학의 개념이 어떻게 예술가의 창의적 발상으로 구현되는지를 살펴보는 자리다. 전시에 앞서 각 분야 전문가들과 참여작가들은 워크숍을 열고 실질적 융합을 위한 소통의 자리를 마련했다. 그 결과는 회화 조각 사진 설치 영상 등 30여 점으로 선보였다.
3개 섹션 중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생활과학의 변주를 다룬 작품들이 흥미롭다. 전지윤 씨는 평범한 인물사진 같은데 스마트폰의 ‘증강현실’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보이지 않던 인물의 동작이 영상으로 재현되는 작품을 내놓았다. 홀로그램으로 사과를 재현한 레이 박, 멀티탭을 이어 붙여 조형적 구조물을 만든 정승 씨 등의 작품도 볼 수 있다.
‘희망제조공장’전에선 대중음악과 연극을 현대미술과 접목한 작업을 제시한다. 참여작가 이기일 전소정 씨가 각기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상에서 벗어나는 길이 무엇인지를 극장이란 형식을 빌려 풀어냈다.
‘그 남자-이기일의 극장’에 들어서면 나이트클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둥근 조명이 빛을 발하고 흘러간 밴드의 가요가 들려온다. ‘김치스’ ‘피닉스’ ‘He 5’ 등 1960∼80년대 한국 젊은층을 매료한 록밴드의 대형 사진 및 영상과 당시 유행했던 가요음반 표지 등을 활용해 한국문화의 혼성과 정착과정을 돌아보게 한다.
‘그 여자-전소정의 극장’에는 작은 무대가 마련돼 있다. 작가가 만난 각국의 예술가들은 그 무대에 서서 자신의 불안과 고독을 주제로 내면의 이야기를 털어놓았고 전시에선 그 영상과 사진을 볼 수 있다. 17일까지. 02-3479-0114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