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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資法 기습처리 후폭풍]여야 “법개정 당장은 안한다, 조만간 꼭 한다”

입력 | 2011-03-09 03:00:00


여야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에 대한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자 일단 처리 시점은 미루면서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소나기 여론을 피해 잠시 움츠리지만 곧 대국민 설득 작업 등을 통해 명분을 축적하겠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자법 개정안 처리에 따른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없다. 잘못이 있다면 비판을 달게 받겠다”면서도 “억울한 점이 많다”며 개정안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그는 “깨끗한 정치 후원금을 유도하기 위해 소액 정치후원금제를 만들었는데 (현 정자법이) 급하게 만든 법이어서 미비한 점이 있어 해당 부분은 고쳐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건의가 있었다. 그래서 여야가 합의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개정안 필요성을 밝힌 전날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 비판 여론이 비등한 만큼 당장은 처리하기 어렵다는 생각이지만 당내 많은 의원들은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전했다. 정자법 개정에 민주당이 한나라당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는 야당으로서 소액 후원 모금 채널을 다양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는 설명이 많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이날 “권력에 대한 피해의식이 있는 야당이 (원활한 정치자금 모금을 위해) 정자법을 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야는 정자법 개정안에 대한 여론 추이를 지켜보다 3월 임시국회에서 상황 반전이 어렵다면 곧바로 4월 임시국회를 소집해 개정안의 불씨를 살려갈 계획이다. 실제로 여야는 4·27 재·보궐선거를 이유로 시간을 앞당겨 3월 28일부터 4월 임시국회를 소집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3월 말이면 정자법 개정안을 둘러싼 비판여론도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정자법 개정안은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청목회 사건에 소급 적용될 것”이라고 말해 의원들이 면소(免訴)처분을 받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여야 일각에서는 8일 정자법을 개정하더라도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입법로비 의혹 관련 의원들이 면소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자법 개정으로도 청목회 관련 의원들이 면소받지 않는다는 해석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법률지원단장인 판사 출신 여상규 의원도 “(단체와 ‘관련된’ 자금을 처벌대상에서 제외하는) 개정안에 따르더라도 청목회라는 ‘단체’가 8억 원을 모금해 의원들에게 제공한 것이므로 해당 의원들이 면소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