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국회서 정책토론회
8일 국회에서 송영선 미래희망연대 의원 주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도 일부 참석자는 막연한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위적 핵 개발이나 전술핵 재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술핵의 재배치 문제는 2006년 1차 북한 핵실험 이후 일부 정치인과 전문가, 역대 국방장관 등 예비역들을 중심으로 집중 제기됐다. 주한미군을 통해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반입하면 북한의 핵위협을 무력화하는 동시에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수위를 높여 북핵 폐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선 북핵 폐기의 시한을 정해놓고 북한이 이를 어길 경우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정치적 선언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태우 전 국방선진화추진위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한국의 핵무장은 한미동맹을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전술핵 재배치는 ‘핵 없는 세계’를 내건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외교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최근 미국 백악관과 국방부 관계자들도 전술핵 재배치 계획이 없다고 일관되게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본과 대만 등 ‘동북아시아의 핵 도미노’를 우려하는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들도 한국의 전술핵 재배치를 강력히 반대할 것”이라며 “미국이 동북아의 신(新)냉전을 초래할 한반도의 전술핵 재배치를 결정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또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파이로 프로세싱(건식처리 공법)을 통한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등 ‘핵주기 완성’ 노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핵개발과 2004년 일부 과학자의 핵물질 실험 등을 들어 여전히 한국의 독자적 핵개발 가능성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순수하게 평화적 이용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술핵 배치는 냉전시대의 유물로 군사기술적으로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군 고위 관계자는 “유사시 일본과 괌의 미군기지에 배치된 순항미사일이나 핵잠수함, B-2 폭격기로 전술핵을 운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에 전술핵을 배치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